[풋볼리스트=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 김정용 기자= 한국이 ‘2019 폴란드 U20월드컵’ 첫 경기를 치를 경기장은 여전히 마무리 공사 중이었다. 그곳에서 딱 한 블록만 떨어지면, 도시 어디에서도 대회가 열린다는 걸 알아채기 힘들었다.
이번 대회는 비교적 소도시의 작은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가장 큰 경기장도 2만 석 규모다. 7년 전 ‘유로 2012’가 초대형 경기장에서 열려야 했던 것과는 사정이 다르다. 유로 당시 바르샤바와 그단스크 등 명문 구단을 가진 북부 대도시들이 대회의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축구 인기가 덜한 소도시 위주로 대회가 열린다. 한국이 1차전을 치를 비엘스코-비아와의 스타디온 미에이스키는 1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축구에 관심을 가질만한 비엘스코비아와 시민이 얼마 안 된다는 뜻이다. 대표팀 연락관인 마렉 세불라 씨는 원래 인근 대도시 크라코프에 기반을 둔 축구팀 크라코비아의 직원이다. 마렉 씨는 “U20은 폴란드에서 그리 인기 있는 팀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다. 특히 한국이 경기하는 비엘스코비아와와 티히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 아니라서 팬들이 많이 찾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폴란드 최대 관광도시 크라코프 출신답게 자신의 동네가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회를 알리는 홍보물이 거의 없는 건 바르샤바와 크라코프의 공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도 2년 전 U20 월드컵 당시 전국적인 관심이 일어나진 않았다. 그러나 최소한 자국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걸 인식한 사람이 많았고, 이승우와 백승호가 뛰던 '우리 팀'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 폴란드 사람들은 자국 개최임에도 불구하고 응원 열기가 시들하다는 것이 세불라 씨의 설명이다.
비엘스코비아와가 관광지로서 그나마 인기 있을만한 요인이 있다면 스키 정도다. 폴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키장이 근처에 있기 때문에 리조트 호텔이 많다. 대표팀이 묵는 곳도 산중턱으로 올라가 있는 스파 리조트 호텔이다. 달리 말하면, 스키를 탈 수 없는 지금은 이 도시의 비수기다. 거리에 보이는 사람은 대부분 현지 주민인 것 같았다. 하루 종일 거리를 쏘다녀도 아랍계나 아프리카계를 한 명도 보기 힘들고, 동양인은 당연히 기자뿐이었다.
물론 숙소에만 틀어박혀있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도시 분위기가 어떻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U20 대표팀은 폴란드 북부 그니에비노의 산속 훈련장에서 철저히 고립된 채 전지훈련을 하다 비엘스코비아와로 건너왔다. 첫 훈련 장소 역시 산중턱에 있었고 인근 주민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대표팀 관계자는 “이 정도면 폴란드에 온 뒤 제일 많은 사람을 보며 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러시아월드컵에서 A대표 선배들은 숙소에서 딱 5분만 걸어가면 화려한 유적과 해변이 있다는 걸 아예 모른 채 한 달 동안 축구만 생각하다가 독일을 꺾고 집으로 돌아갔다. U20 대표팀 역시 도시 분위기와는 무관한 대회를 치를 것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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