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캡틴’ 남준재가 새 사령탑 유상철 감독 체제에서 인천의 반등을 다짐했다.

인천이 임중용 감독대행 체제를 마치고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인천 구단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P급 자격증을 보유한 여러 후보군들을 대상으로 신중한 선임 작업을 진행한 결과, 선수와 지도자로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유상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결정했다”며 유상철 감독 선임 소식을 발표했다.

유상철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한 인천은 협상을 발 빠르게 마무리했다. 선수들조차 유상철 감독의 부임 소식을 몰랐을 정도다. 14일 ‘풋볼리스트’와 전화인터뷰를 한 남준재도 “선수들마저 사전에 언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유상철 감독님의 지도를 받게 돼 영광이다. 어려운 시기에 팀에 오시게 됐는데, 선수들도 새로운 마음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부터 반성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고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준재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주장 완장을 차게 된 남준재는 하필 부상이 잇달아 겹치면서 올 시즌 7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팀의 연패로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부상 회복 후 무리하게 복귀하다 보니 연이어 탈이 난 것이다. 지난 3월 경남FC와의 홈경기에서는 경추부 충격으로 앰뷸런스에 실려 가기도 했다.

“프로 생활을 통틀어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부상을 당한 것은 처음”이라던 남준재는 “앰뷸런스에 실려 갔을 때는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눈 뜨자마자 가장 먼저 경기 결과를 물어봤다. 내가 골을 넣었는지도 긴가민가해서 여러 번 주변에 물어봤다. 병원에서 깨자마자 몸 상태보다 경기 결과가 더 궁금하더라”며 웃어보였다.

다급한 상태에서도 남준재가 경기 결과를 궁금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인천은 현재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개막 후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이후 2무 7패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유상철 감독 체제에 돌입해서도 한숨 돌릴 틈이 없다. ‘하나원큐 K리그1 2019’ 11라운드까지 성적이 1승 3무 7패 승점 6점으로 12개 팀 중 최하위다.

주장 남준재의 어깨도 무겁다. 남준재는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좀 더 동기부여를 가지자고 말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수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나도 말보다는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주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선수들도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라며 주장으로서 그라운드 위에서 솔선수범하겠다고 했다.

그라운드 위를 직접 누비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 오더라도 감독의 요구사항을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구현해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경기는 결국 선수들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던 남준재는 “선수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뛰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경기장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결국 운동장에서 하는 건 선수들의 몫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은 오는 19일 열리는 12라운드 대구FC 원정부터 유상철 감독의 지휘 아래 경기를 치른다. 대구는 최근 대세인 팀인 동시에 남준재의 고향팀이기도 하다. 남준재는 “반등해야 할 시기다. 개인적으로는 고향으로 넘어가서 하는 경기이다 보니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감독님도 새로 부임하셨다. 이제는 치고 올라가야 할 때”라며 이를 악물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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