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무기력한 시즌을 보낸 인테르밀란이 남들보다 빠르게 리빌딩을 시작한다.

인테르는 35라운드 현재 승점 63점으로 3위에 올라 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이 유력하다. 결과만 보면 나쁜 시즌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승점은 지난 시즌이면 5~6위에 해당한다. 상위권 팀들이 유벤투스만 빼고 일제히 몰락한 덕분에 인테르가 UCL을 노릴 수 있을 뿐 경기력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를 드러냈다. 인테르의 52득점(경기당 1.49)은 그 자체로 부족한 공격력 수치이며, 상위 4팀 중 가장 적다. 제대로 된 공격 전술 없이 시즌을 치렀기 때문에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시즌 중 주장이자 핵심 공격수인 마우로 이카르디가 선수단을 이탈하는 등 기강 문제도 심각했다.

인테르는 지난해 12월 쥐세페 마로타 신임 CEO를 선임하며 개편 작업을 준비해 왔다. 마로타는 유벤투스 단장 및 사장 시절(2010~2018) 성공적인 리빌딩을 주도한 바 있는 인물이다.

인테르의 첫 영입 작품은 디에고 고딘이다.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인 고딘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계약 종료를 앞두고 인테르 입단에 이미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 등 이탈리아 매체들은 고딘의 인테르행이 이미 결정됐다고 전하고 있다. 인테르는 3년 전 주앙 미란다에 이어 다시 한 번 아틀레티코의 ‘월드 클래스’ 노장 센터백을 이적료 없이 영입했다. 고딘은 33세지만 아직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탈리아인 감독 중 ‘최대어’였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인테르 지휘봉을 잡을 것이 유력하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인테르와 유벤투스 사이에서 고민해 온 콘테 감독이 인테르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유벤투스의 중흥을 함께 이끌었던 마로타 CEO의 존재가 인테르를 택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테 감독 축구의 근간인 탄탄한 중앙 수비를 이미 구축했다. 인테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포지션인 중앙 수비는 스테판 더프라이, 밀란 스크리니아르 중심으로 구성돼 왔다. 여기에 고딘이 더해지면서 조합이 더 단단해졌다.

인테르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신예 미드필더 니콜로 바렐라 영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아셋’은 인테르가 칼리아리 소속 바렐라를 오래 관찰한 끝에 행동에 나설 거라고 전망했다. 바렐라는 이미 이탈리아 대표로 활약 중인 세계적 유망주다. 거론되는 이적료는 5,000만 유로(약 661억 원) 수준이다.

바렐라의 대안으로 첼시의 마테오 코바치치도 눈여겨보고 있다. 코바치치는 레알마드리드에서 첼시로 임대된 상태인데, 첼시가 영입 제한 징계를 받을 경우 레알로 돌아가야 한다. 레알에서 자리를 잃을 경우에는 옛 소속팀인 인테르 복귀를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는 것이 인테르의 계산이다.

세리에A 상위권 구단 중 2위 나폴리를 제외하면 유벤투스, AC밀란, AS로마 등이 일제히 감독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 리그 전체에 리빌딩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인테르가 그중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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