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경남FC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무대에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은 8일 중국 산둥성의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CL’ E조 조별리그 5차전 경기에서 산둥루넝에 1-2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당초 2위 진입을 목표로 하던 경남은 승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3위에 머물렀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최종전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43분 네게바의 크로스를 김효기가 머리로 받아냈고, 이것을 문전에 있던 김승준이 골문으로 가볍게 차 넣어 경남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위험지역에서 내준 프리킥이 화근이 됐다. 후반 19분 하오준민의 대포알 같은 오른발 프리킥이 경남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후반 42분에는 마루앙 펠라이니에게 헤더 골을 허용해 역전을 당했다. 펠라이니의 머리와 하오준민의 프리킥은 산둥루넝이 보유한 최고의 무기였다. 경기 전부터 경계대상으로 꼽혔지만, 경남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대구도 같은 날 멜버른빅토리와 F조 조별리그 5차전 경기를 치렀다. 멜버른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대구는 최하위 멜버른을 4-0으로 완파했다. 에드가의 페널티킥 득점을 시작으로 정태욱, 김대원, 정선호가 차례로 골을 터뜨리며 DGB대구은행파크(포레스트 아레나)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멜버른을 꺾고 승점 9점을 확보한 대구는 광저우헝다(승점 7)를 제치고 F조 2위로 올라섰다. 선두 산프레체히로시마(승점 12)가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대구는 남은 한자리를 두고 최종전에서 3위 광저우헝다와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대구는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반면 경남(승점 5)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력으로 16강 확정은 불가능하다. 조호르FC가 5차전에서 2위 가시마앤틀러스(승점 7)를 꺾은 덕분에 경남에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3위 경남은 조호르와의 최종전을 무조건 승리로 장식하고, 산둥루넝과 가시마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16강을 이미 확정지은 산둥루넝(승점 11)이 가시마를 꺾을 경우 경남은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

경남은 올 시즌 부침을 겪고 있다. 대구와 함께 시도민구단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외쳤지만, ACL은 물론이며 리그에서도 부진하고 있다. 스쿼드가 얇은데다 축을 잃은 수비가 문제점을 계속 노출하면서 챙길 수 있는 승점을 놓치고 있다. 경남은 K리그1에서도 10위로 힘겨운 싸움 중이다.

지난 2015시즌 이후 4년 만에 K리그 4개 팀이 모두 ACL 16강에 오르는 장면을 그려봤지만, 최근 경남의 흐름이라면 K리그 팀 전원 16강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으로선 참 외로운 싸움이다. 전북현대와 울산현대, 여기에 대구까지 모두 순항 중인 까닭에 경남의 항해가 더 쓸쓸해 보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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