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우리 선수들 모두 히어로다. 그러나 루카스 모우라는 오늘 슈퍼 히어로였다.”

마우리치오 포체티노 감독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토트넘홋스퍼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결승으로 이끈 모우라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토트넘은 9일 새벽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UCL’ 4강 2차전에서 아약스암스테르담을 3-2로 꺾고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모우라였다.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모우라는 전반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후반전 페르난도 요렌테가 투입되며 측면으로 자리를 옮긴 뒤 날개 달린 듯 활약했다.

모우라는 후반 9분 역습 상황에서 스피드를 살려 돌파하면서 델레 알리와 공을 주고받았고, 알리가 흘려준 공을 왼발로 차 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14분에는 문전에서 골키퍼가 놓친 공을 낚아챈 뒤 수비수의 견제에도 악착같이 슈팅으로 마무리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모우라의 집념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하이라이트는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문전으로 한 번에 올라온 크로스를 요렌테가 멈춰 세운 뒤 알리에게 넘겨줬고, 모우라가 공간을 찾아 중앙으로 침투했다. 알리의 패스를 넘겨받은 모우라는 곧바로 슈팅해 아약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UCL 결승행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지난 2018년 파리생제르맹(SPG)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모우라는 사실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13년부터 몸담았던 PSG에서 매 시즌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가 차례로 합류하면서 선택지 밖으로 완전히 밀려났고, 토트넘에서도 스포트라이트 밖에 있었다.

모우라는 올 시즌 리그 31경기(교체출전 7회)에 출전해 10골을 터뜨렸다. 비교적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해리 케인의 부상과 손흥민의 대표팀 합류로 인한 차선책인 경우가 많았다. 최전방에서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빠른 발과 창의적인 플레이가 장점으로 꼽히지만,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모우라는 조금씩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동안의 설움을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풀어냈다.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던 모우라는 아약스전을 마친 뒤 인터뷰 도중 자신의 득점 영상을 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스포트라이트 밖이 더 익숙한 모우라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말처럼 오늘 경기만큼은 ‘슈퍼 히어로’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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