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안필드 기적’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암스테르담의 기적’이 탄생했다.

9일 새벽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4강 2차전에서 토트넘홋스퍼가 아약스암스테르담을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1,2차전 합계에서 3-3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UCL 4강 2차전의 키워드는 바로 ‘기적’이다. 하루 전 리버풀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0-3의 스코어를 4-3으로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고, 그 모습은 토트넘에도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말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토트넘도 이날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해보인 것이다.

토트넘은 전반전에만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전 공세를 펼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입하며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고, 아약스 수비도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표를 찍은 건 해트트릭을 달성한 루카스 모우라였다. 모우라는 후반 10분과 후반 14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아약스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해리 케인은 “나는 오늘 선수가 아닌 팬이었다”고 운을 떼면서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우리는 기어코 방법을 찾아냈다. 이것이 바로 축구다. 어제 리버풀 경기를 생각해봐라. 리버풀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고, 우리도 오늘 아약스를 상대로 그랬다”며 축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극적인 결승 진출에 마우리치오 포체티노 감독도 눈물을 쏟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인터뷰 도중에도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제대로 이어가질 못하겠다”면서 “선수들 모두가 영웅이다. 나는 지난해에도 우리 선수들은 영웅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오늘 증명해보였다. 후반전에 보여준 모습은 굉장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약스를 꺾고 극적으로 결승에 오른 토트넘은 6월 1일 리버풀과 UCL 우승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잉글랜드 팀끼리 유럽대항전 결승에서 만나는 것은 세 번째로, 결코 흔치 않은 일이다. 토트넘과 울버햄턴원더러스가 만난 1972년 UEFA컵 결승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첼시가 격돌한 2007/2008 UCL 결승 이후 11년 만에 성사된 잉글랜드 팀끼리의 맞대결이다.

두 팀의 결승전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탄생할까.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토트넘과 리버풀이 UCL 결승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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