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유지선 기자= 푸른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데얀이 자신의 9번째 슈퍼매치 골을 터뜨리며 ‘슈퍼매치 강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5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 경기는 수원삼성과 FC서울의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치자’고 약속한 두 감독은 실제 그라운드 위에서도 치받는 양상으로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수원과 서울이 90분 동안 총 30번의 슈팅을 기록했을 정도다.

경기 전부터 데얀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슈퍼매치에서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인데다, 라이벌 팀 수원으로 이적한 뒤 ‘옛 스승’ 최용수 감독을 처음 만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데얀은 최용수 감독이 서울 지휘봉을 내려놓은 사이 라이벌 팀 수원으로 이적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데얀이 몰래 수원으로 가서 불쾌하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내가 서울에 있었을 땐, 데얀이 파란색 유니폼을 입을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최용수 감독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던 장면은 5일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이날 벤치에서 시작한 데얀은 전반 30분경 다급하게 몸을 풀었다. 전반전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이임생 감독이 이른 시간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데얀은 전반 39분 교체 투입을 기다리며 터치라인에 섰다. 그 옆에는 최용수 감독도 불과 몇 미터 간격을 두고 나란히 서있었다. 데얀은 오현규와 손을 마주친 뒤 그라운드로 달려갔고, 최용수 감독은 푸른 유니폼을 입은 데얀을 보기 싫은 듯 벤치로 들어가 앉았다.

운명의 장난처럼 데얀이 팽팽한 흐름을 깼다. 데얀은 후반 11분 아크 정면에서 사리치의 패스를 이어받았고, 친정팀의 골문을 향해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다. 이 슈팅은 그대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친정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골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눈을 질끈 감았고, 이임생 감독은 펄쩍 뛰며 기뻐했다.

데얀의 득점은 아쉽게도 결승골이 되진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고요한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하면서 수원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박주영은 후반 45분 페널티킥을 한차례 실축했지만,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데얀의 골이 빛을 바래긴 했지만, 슈퍼매치에서 존재감은 확실했다. 데얀은 최근 득점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슈퍼매치는 역시 데얀이었다. 서울을 상대로 한 골을 더한 데얀은 슈퍼매치 9번째 골(수원 2골, 서울 7골)을 기록하며, 슈퍼매치 최다 득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