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FC서울로 가면서 포항 팬들에게 욕을 먹었다. 나도 인간이다 보니 (분노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포항 상대로 마음껏 뛰고 싶다.”

 

신진호(31, 울산현대)가 ‘동해안 더비’ 전초전을 뜨겁게 만들었다.

 

포항스틸러스에서 프로로 데뷔해 지금은 울산 유니폼을 입은 신진호는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한 ‘동해안 더비’ 기자회견에서 단연 돋보였다. 그는 정재용과 유니폼을 바꿔 입고 들어오는 것을 스스로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기자회견에 임했고, 대답도 화끈하게 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세리머니 예고였다. 신진호는 “FC서울로 가면서 포항 팬들에게 욕을 먹었다. 나도 인간이다 보니 (분노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포항 상대로 마음껏 뛰고 싶다”라며 “친정팀에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게 예의인데, 나는 포항을 떠난 지 오래됐으니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울산에서 뛰다 올 시즌에 포항 유니폼을 입은 정재용은 “올 시즌을 준비하는 동계훈련을 울산과 함께 했다. 울산을 빨리 만난 감이 있다. 4년 동안 울산에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자신 있다. 진호형 세리머니를 못 보게 만들겠다”라며 맞섰다.

“프로 선수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포항을 상대로 이번에는 울산의 칼이 되어 우리 팬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겠다.” (신진호)

 

신진호는 정재용이 자신이 달았었던 6번을 “너무 쉽게 받았다”라며 도발했다. 그는 “축구를 시작했을 때 김기동 감독과 함께 뛰었었다. 김 감독이 팀을 떠난 후 6번을 물려 받았다. 강철 전 코치에게 그런 번호는 아무나 받는 게 아니라며 욕도 먹었었는데, 재용이는 참 쉽게 받았다”라고 말했다.

 

정재용은 “진호형은 6번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어서 유니폼을 바꿔 입자고 했던 것 같다”라며 “진호형은 6번 보다는 10번이 더 잘 어울린다”라고 대응했다. 그는 “울산에 있을 때 김도훈 감독이 처음으로 한 동해안 더비에서 내가 2골 넣어 이겼었다. 이번에는 김기동 감독 첫 더비를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신진호와 정재용이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감독들도 화답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한 골을 먹으면 두 골을 넣는다는 각오로 경기하겠다. 이기기 위한 축구를 하겠다”라고 선전포고를 하자 김기동 포항 감독은 “울산 경기를 봤는데, 김 감독이 선수 때는 빠르지 않았었는데 빠른 축구를 (지휘) 하더라. 우리는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라고 했다.

 

두 감독과 선수들은 동해안 더비가 슈퍼매치를 넘어서는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신진호는 “선수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경기 장 안에서 투지 넘치는 축구를 보여준다면 팬들이 재미있게 경기를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포항과 울산은 오는 4일 오후 2시 포항스틸랴드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 경기를 한다. 통산 전적에서는 58승 50무 52패로 포항이 앞서지만 최근 10경기는 울산이 6승 2무 2패로 앞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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