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르셀로나의 스타로서 활약하기 위한 한 가지 조건은 ‘메시의 팀’에서 리오넬 메시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2일(한국시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노우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가 리버풀에 3-0 대승을 거뒀다. 바르셀로나는 크게 유리한 상황에서 8일 리버풀 원정으로 열리는 2차전을 준비한다.

경기를 쥐고 흔든 선수는 이번에도 메시였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26분 조르디 알바의 어시스트로 루이스 수아레스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근소한 리드가 유지되던 후반 30분 메시가 추가골을 만들어냈고, 후반 37분 메시의 프리킥 쐐기골까지 나왔다.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첫 번째 교체카드를 수비적인 방향으로 썼다. 선발 윙어 필리페 쿠티뉴를 빼고 측면 수비수인 넬손 세메두를 투입했다. 그리고 나서 오히려 득점력이 상승했다. 세메두가 라이트백으로 투입되면서, 선발 라이트백이었던 세르지 로메르토가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해 전반전 쿠티뉴가 맡았던 역할을 대체했다. 그리고 로베르토가 두 번째 골 장면에서 메시의 스루패스를 받기 위해 좋은 쇄도를 보여줬다.

쿠티뉴보다 로베르토가 더 나았던 건 메시에게 맞춘 적극적인 움직임이었다. 지금 바르셀로나는 득점원과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모두 메시가 도맡는 팀이다.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이 있던 시절과 달리 현재 바르셀로나 미드필드는 기량이 뛰어나지만 ‘컨트롤 타워’는 아닌 이반 라키티치와 아르투로 비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비 부담을 최소화한 메시가 공격의 지휘와 마무리를 모두 담당한다. 바르셀로나의 윙어와 공격수들은 별다른 개인 공격 옵션이 없어도 메시 주위에서 잘 뛰어다니며 패스를 받는 것만으로도 자기 몫을 다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돌파력이 떨어져 있는 수아레스, 지능적이지만 창의성이 떨어지는 로베르토가 공격진에서 활약할 수 있는 것도 메시에게 잘 맞추기 때문이다. 메시가 공을 잡고 상대 진영에서 시선을 끌 때 얼마나 적절한 침투를 할 수 있느냐가 바르셀로나 주전의 조건이다. 이 점에서 쿠티뉴보다 로베르토가 나았다. 이날 첫 골을 만들어낸 알바와 수아레스는 메시의 대표적인 ‘보좌역’들이기도 하다.

메시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리더 역할을 했다. 이날도 쿠티뉴는 교체되며 홈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메시는 “그 어느때보다도 단결해야 하는 시점이다. 선수들과 팬들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 함께 이룬 승리고, 누구든 비판할 때가 아니다. 동료가 그런 취급을 받는 걸 지켜본다는 건 추한 일이었다”며 쿠티뉴를 강하게 옹호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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