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지선 기자= 울산현대에서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알짜배기 역할을 하고 있는 김수안(25)이 어느 포지션이든 맡겨달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수안은 지난 주말 경남FC와 한 ‘하나원큐 K리그1 2019’ 9라운드 경기에서 윤영선과 함께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김수안에게 처음 주어진 선발 기회다. 불투이스가 부상을 당하면서 한 달간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고, 김도훈 감독이 윤영선의 파트너로 김수안을 선택한 것이다. 김수안은 상대와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비하며 무실점에 기여했다. 

30일 ‘풋볼리스트’와 전화인터뷰를 한 김수안은 “올 시즌 수비수로 뛴 건 처음이었다. K리그1 경기에 나선 것도 처음”이라면서 “훈련장에서는 수비수로 훈련을 하고 있는데, 첫 경기다보니 긴장을 했다.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아직 절반밖에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스스로에게 박한 평가를 내렸다.

올 시즌 첫 출전은 아니었다. 김수안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에서 선발 1회, 교체 2회로 총 3경기에 나섰다. 가와사키프론탈레와의 ACL 4차전에서는 팀에 값진 승점 3점을 안겨주는 결승골도 터뜨렸다. “깜짝 놀랐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던 김수안은 “골이 들어갈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어안이 벙벙하더라. 골이 들어간 것을 알고 난 뒤에는 울컥했다. 그날 돌아가서도 골 장면을 계속 돌려보면서 쉽게 잠들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김수안은 경기에 꾸준히 나서던 선수는 아니다. 2014년 우선지명으로 울산에 입단했지만 울산미포조선, 강원FC, 충주험멜에서 차례로 임대 생활을 했고, 2017년 울산에 복귀한 뒤에도 많은 기회를 얻진 못했다. 울산에서의 출장 기록은 2017시즌 12경기, 2018시즌 1경기가 전부였다. 그러나 김도훈 감독은 “누구보다도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죽기 살기로 한 것이 전부”라며 머쓱해하던 김수안은 “출전 기회에 대한 갈증이 심했고, 항상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한다. 그러나 나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지 않는가. 그래도 기회를 얻으면 준비한 것은 꼭 보여주자고 생각하면서 훈련했다”고 답했다.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은 좀 더 높아진 상태다. 불투이스의 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김수안을 수비수로 기용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이번 시즌 공격수로 나선 적이 많았지만, 김수안의 본래 포지션은 수비수다. 잘 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김용진이었던 이름을 개명한 김수안, 그라운드 위에서는 공격수와 수비수로 휙휙 변신한다. 감독 입장에선 복덩이같은 선수다.

하필 울산은 불투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주말 포항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를 치른다. 다음 라운드 상대는 전북 현대다. 김수안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그러나 김수안은 “경남전에 나서긴 했지만 다음 경기도 출전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매순간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해온 까닭에 목소리만큼은 자신감에 차있었다.

“혹시라도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지난 경기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자신감은 있다. 어느 포지션이든 잘 해내겠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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