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딜레마에 빠졌다. 어떤 판단도, 확실한 해답은 없다. 그저 “믿는다”는 말만 반복하는 이유다.
맨유는 28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트라포드에서 2018/201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첼시와의 홈 경기를 가졌다.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4위를 향한 맨유의 작은 불씨는 조금씩 힘을 잃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에서 데 헤아의 실수가 결과와 직결됐다. 첼시전 뿐만 아니라 앞서 25일 맨시티전, 21일 에버턴전, 17일 바르셀로나전에서도 데 헤아의 실수가 실점과 직결됐다. 데 헤아는 지난 5년 중 4년에 걸쳐 ‘맨유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었지만 과거의 영광이었다.
조심스럽게 세르히오 로메로 중용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솔샤르 감독 뿐만 아니라 팀 동료인 후안 마타까지 “데 헤아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이며,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옹호하고 나섰다. 잔여 두 경기를 강등권 팀과 소화하기에 부담이 적을 수도 있지만 잃을 것이 없는 상대와의 대결은 가끔 더욱 무서운 법이다.
명백하게 집중력이 떨어진 데 헤아와 맨유 사이에는 복잡한 상관 관계가 존재한다. 바로 계약 관계다. 데 헤아를 선뜻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 벤치에 두지 못하는 이유다. 데 헤아는 2019년 여름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맨유는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2020년 여름까지다. 맨유와 데 헤아는 재계약 논의를 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견이 크다. 데 헤아의 입장에서는 한 시즌 내내 지킨 선발 자리를 막판에 빼앗길 경우 자존심 상처가 불가피하다. 팀은 물론 솔샤르 감독을 향한 반감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맨유와 데 헤아가 재계약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다음 시즌 맨유의 향방이다. 많은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를 팀 선택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맨유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다면 데 헤아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과의 협상에서 좋은 카드를 쥐게 된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불가능하다면 데 헤아의 입장에서는 이적을 요청하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큰 무대 혹은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무대에서 뛰고 싶은 것은 모든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욕구다.
만약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데 헤아를 2020년까지 잡아둘 수 있지만, 재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이적료 한 푼 없이 다른 팀에 보내야 한다. 이미 데 헤아는 수년 전 맨유를 떠나 레알마드리드로 이적을 시도했다. 당시 일정 수준의 이적료에 모든 것을 합의했지만 팩스 문제로 이적이 완료되지 않는 촌극을 연출한 바 있다.
이후 맨유는 개선된 조건으로 데 헤아의 마음을 잡았다. 자칫 잔여 경기에서 데 헤아의 마음에 상처를 안길 경우 잠재적 재계약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데 헤아가 벤치를 자처한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데 헤아가 스스로 앞길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데 헤아가 다시 예전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모든 것은 해결된다. 잔여 두 경기에 맨유와 데 헤아가 어떻게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짘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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