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 부임 이후 유벤투스의 일관적인 스타일이었던 압박과 탄탄한 수비가 실종됐다. 남은 건 탈락 수순이었다.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토리노에 위치한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아약스가 유벤투스에 2-1 승리를 거뒀다. 앞선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던 아약스가 4강에 진출했다.

유벤투스는 지난 1차전에서 기용했던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가 이탈하자 한층 수비적인 라인업을 썼다. 1차전 때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윙어를 맡았던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를 미드필더로 끌어내려 4-3-1-2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중원에 수비적인 미드필더를 4명으로 늘리고, 공격 숫자를 줄였다. 공격수가 만주키치에서 파울로 디발라로 바뀌었기 때문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조합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기도 하지만, 중원의 수비력 강화 역시 염두에 뒀다. 좌우 풀백도 수비력이 좋은 알렉스 산드루와 마티아 데실리오를 택했다.

전반전에는 알레그리 감독의 의도가 어느 정도 통했다. 아약스의 기술적이고 빠른 공격 전개를 막아내기 위해 물러나 버티기보다 전방 압박을 택했다. 그 결과 슈팅 횟수에서 9회 대 4회로 유벤투스가 더 많았다. 아약스를 압도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후반전 들어 발이 무뎌지고 수비라인이 뒤로 쳐진 유벤투스는 아약스의 빠른 공수전환을 따라갈 만한 기동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아약스 공격마다 크게 흔들렸다.

유벤투스는 전반전에 공 탈취 12회를 기록한 반면, 후반전에는 단 6회에 그쳤다. 반면 유벤투스는 전반전에 공 탈취 10회를 기록했고 후반전에 12회로 오히려 더 늘어났다. 후반에 유벤투스가 역전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유벤투스는 기술적인 후방 플레이메이커 미랄렘 퍄니치 한 명을 두고, 주위에 블래즈 마튀디, 베르나르데스키, 엠레 찬을 배치했다. 기술은 딸리더라도 활동량과 중원에서의 위치선정 만큼은 유벤투스가 압도해야 했으나 오히려 아약스의 프렝키 더용, 도니 판더비크 등에게 밀리기만 했다. 아약스의 에너지 넘치는 윙어 하킴 지예흐가 공 탈취 4회를 기록하며 유벤투스의 어떤 미드필더보다 나은 기록을 남겼다.

유벤투스의 마지막 보루인 수비마저 조르조 키엘리니의 부상 탓에 과거만큼 탄탄하지 못했다. 다니엘레 루가니는 선발로 기용할 만한 선수로 성장했으나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호흡을 맞출 때는 두 선수 모두 그리 탄탄하지 못했다. 아약스 선수들이 빠르게 주위를 에워쌀 때 루가니가 실수를 하는 모습도 있었다.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쳉스니가 선방을 두 개 기록하며 제몫을 했으나 결국 멀티 실점을 내줬다.

유벤투스의 패배는 어느 정도 전력 공백 탓이었다는 점에서 정상을 참작할 여지가 있다. 공수의 주전 멤버인 만주키치와 키엘리니가 빠졌고, 측면 공격 옵션인 후안 콰드라도와 더글라스 코스타까지 모두 이탈했다.

그러나 무색무취한 중원 구성, 한때 유벤투스의 에이스였던 디발라를 장점 없는 선수로 전락시킨 점 등은 유벤투스가 시즌을 운용하며 드러내 온 문제점이었다. 결국 여러 문제점이 UCL 8강에서 곪아 터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