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한 명 뿐인 축구로는 무승부조차 불가능했다. 팀 전체가 조직적인 공격을 단행한 아약스가 더 우월한 팀이었다.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토리노에 위치한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아약스가 유벤투스에 2-1 승리를 거뒀다. 앞선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던 아약스가 4강에 진출했다.

아약스는 1차전에서 유벤투스를 압도했으나 골 결정력에서 열세를 보이며 무승부에 그친 바 있다. 아약스는 전술을 유지하고 선발 라인업도 10명을 그대로 뒀다. 두산 타디치가 촤전방에서 ‘가짜 9번’으로서 공격을 이끌고 2선에서 하킴 지예흐, 도니 판더비크, 다비드 네레스가 지원하는 4-2-3-1 포메이션이었다. 유벤투스는 마리오 만주키치의 부상으로 라인업을 바꿔야 했다. 호날두와 파울로 디발라가 투톱으로 배치된 4-3-1-2 포메이션으로 수비에 중점을 뒀다.

두 팀의 가장 큰 차이를 보여주는 기록이 최전방 공격수의 슈팅 횟수다. 유벤투스는 총 슈팅 13회 중 호날두 혼자 6회를 기록했다. 반면 아약스의 최전방을 맡은 타디치는 슈팅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총 슈팅 횟수는 유벤투스가 13회, 아약스가 14회였다. 아약스는 토리노 원정에서도 더 우월한 공격력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유벤투스는 득점 가능한 위치로 올라가는 선수가 부족했다. 공격에 가담해도 2선까지만 전진한 뒤 호날두에게 패스하는 것이 나머지 선수들의 역할이었다. 미드필더의 공격 가담 능력이 부족하다면 풀백을 과감하게 활용하는 것이 경기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방법인데,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여기서도 소극적인 선택을 했다. ‘공격형’ 풀백인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와 주앙 칸셀루를 벤치에 남겨두고 ‘수비형’에 가까운 알렉스 산드루와 마티아 데실리오를 선발로 기용했다. 공격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반면 아약스의 빠르고 기술이 뛰어난 공격진은 일단 속공이 시작될 때마다 3, 4명씩 동시에 전방으로 전진하며 빠르게 공을 주고받아 유벤투스 수비가 정신 차릴 수 없게 만들었다. 타디치가 슬쩍 측면으로 빠지며 공을 받은 뒤 침투하는 지예흐나 네레스에게 내주는 패턴이 특히 강력했다. 이들의 빠른 공격이 막히면 뒤에서 대기하던 판더비크가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를 했다.

오픈 플레이에서 나온 유일한 골도 아약스의 것이었다. 전반 34분 지예흐의 중거리 슛을 판더비크가 중간에서 잡은 뒤 재빨리 밀어넣었다. 그밖에 코너킥 상황에서 한 골씩 주고받은 경기가 아약스의 승리로 끝났다. 호날두는 코너킥 상황에서 한 골을 넣으며 자기 역할을 다 했지만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는 되지 못했다.

아약스는 호날두 영입 이후 창의성 부족 때문에 늘 답답한 경기를 했다. 이 때문에 호날두가 2선으로 내려가 미드필더처럼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아약스전에서는 더글라스 코스타 등 공격자원의 부상 공백이 컸고, 시즌 내내 활용법을 찾지 못한 디발라의 부진이 겹쳤다. 결국 아약스의 용감한 축구에 굴복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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