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강인이 스페인라리가 세 번째 경기에서 드디어 눈에 띄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승부의 추가 발렌시아 쪽으로 기울어진 뒤 투입됐지만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슛, 경고 등을 기록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15일(한국시간) 스페인의 발렌시아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2018/2019 스페인라리가’ 32라운드를 가진 발렌시아가 레반테에 3-1 승리를 거뒀다. 연고지가 같은 두 팀의 ‘발렌시아 더비’였다.

발렌시아는 승점 49점으로 6위에 올랐고, 승점 51점인 4위 세비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참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남은 여섯 경기가 매번 결승전처럼 치러질 전망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가 두 골 차로 앞서고 있던 후반 33분 교체 투입됐다. 발렌시아의 마지막 교체 카드였다. 이날 1골 1도움을 올리며 활약한 공격수 곤칼루 게데스 대신 투입됐고, 투입 이후 오른쪽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발렌시아는 전반 2분 산티 미나의 골로 앞서갔고, 후반 11분 카를로스 솔레르가 자책골을 넣었지만 후반 12분 게데스의 결승골과 후반 18분 미나의 쐐기골이 나오면서 이미 승기를 잡은 상태였다.

이강인의 1군 출장 기회는 대부분 컵대회에 집중돼 있다. 코파델레이(국왕컵)에서 4경기에 걸쳐 286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1경기 14분 둥안 활약했다. 반면 라리가에서는 지난 1월 레알바야돌리드 상대로 3분, 비야레알 상대로 6분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라리가에서 10분 이상 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인은 교체 투입된 직후 케빈 가메로에게 패스를 받아 라리가 첫 슛을 시도했다. 왼발로 감아 찬 중거리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37분 흘러가는 공을 따내려다 모세스 시몬에게 백태클을 해 경고를 받았다. 후반 43분 문전으로 크로스를 날려 동료 선수에게 전달하며 키 패스(동료의 슛 기회로 이어진 패스)를 기록했으나 받기 쉬운 공은 아니었던 탓에 어시스트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짧은 시간에 비해 눈에 띈 경기였다. 이강인은 약 12분 동안 볼 터치 18회를 기록했는데, 시간당 볼 터치 횟수가 이 경기 팀 평균의 두 배 정도였다. 이 12분 동안은 두 팀 통틀어 이강인이 가장 공을 많이 만진 선수였다. 비록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뒤의 ‘가비지 타임’에 가까웠지만, 이강인이 경기 막판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는 활약상이었다. 또한 공 탈취 1회, 가로채기 1회를 기록하며 수비 가담에 유독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고를 포함해 짧은 시간동안 파울을 두 번 기록했다.

발렌시아 주전 멤버들은 여전히 부상과 징계 등으로 인해 번갈아 결장하는 중이다. 주전 미드필더 조프리 콩도그비아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가운데 공격수 호드리구 모레누 역시 양쪽 다리의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껴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미드필더 페란 토레스, 수비수 파쿤도 론칼리아가 출장정지 상태였다. 그래서 이강인과 함께 22세 수비수 토니 라토, 21세 골키퍼 크리스티안 리베로 등 유망주들이 여럿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9일 발렌시아는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을 갖는다. 앞선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비야레알에 3-1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2차전은 한결 여유 있는 상태에서 치를 수 있다. 이강인은 2차전 역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으며,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이 체력 안배에 신경 쓸 경우 긴 출장시간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발렌시아는 유럽대항전 중 가장 경기 수가 많은 유로파리그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다 코파델레이에서 결승에 진출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경기 일정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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