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정용 기자= 여자 축구 대표팀이 지소연, 이민아를 같은 그룹에서 훈련시키며 호흡을 끌어올리고 있다.

4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훈련 내내 지소연, 이민아는 가까운 거리에서 공을 주고받았다. 지난 3월 30일 소집된 대표팀은 1일 이민아, 조소현, 지소현이 합류하면서 '완전체'가 됐다. 소집 전날 소속팀 경기를 치른 이민아, 잉글랜드에서 장거리 비행을 한 지소연과 조소현 모두 컨디션 조절 과정을 거쳤다. 4일 훈련은 강유미가 훈련 강도를 조금 조절했을 뿐 모든 멤버가 전술 훈련에 참가했다.

워밍업 막판 단계부터 지소연과 이민아가 붙어다녔다. 공을 빠르게 패스하며 스프린트하는 워밍업 훈련이 시작이었다. 이어 좁은 공간에서 6 대 4로 압박과 탈압박을 반복하는 훈련이 이어졌다. 그 다음 단계는 대표팀 전체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이 그라운드 절반을 쓰며 상대팀 없이 패스를 순환시키는 빌드업 훈련이었다. 마지막 단계는 좁은 경기장에서 진행하는 11 대 11 미니게임이었다. 마지막까지 지소연, 이민아는 계속 같은 그룹에서 훈련했다.

11 대 11 훈련을 할 때 두 선수의 호흡이 가장 자주 발휘됐다. 둘 다 중앙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맡되 이민아가 더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민아, 지소연이 소속된 ‘조끼팀’을 꼭 주전팀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상대팀에도 조소현 등 주전급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그룹을 바꾸든 이민아와 지소연은 같은 그룹, 가까운 포지션에 배치돼 공을 주고받았다.

절묘한 호흡이 종종 발휘됐다. 이민아의 전진 패스를 지소연이 절묘한 발 뒤꿈치 패스로 돌려주자, 이민아가 즉시 드리블로 전진한 뒤 날린 슛이 골대에 맞았다. 번갈아가며 전방 압박에 가담하고 다른 선수는 역습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훈련 내내 매끄럽지는 않았다. 호흡이 무르익지 않은 모습이었다.

두 선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테크니션이지만 호흡을 맞춘 기간이 짧다. 이민아는 2012년 대표팀에 데뷔했지만 붙박이 멤버가 된 건 2015년 이후였다. 2016년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부터 본격적으로 이민아와 지소연이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민아가 큰 주목을 받았던 2017년의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은 지소연이 없는 대회였다. 이민아의 득점력이 폭발하며 여자축구 간판스타가 된 것 역시 2017년으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 뒤로 여러 차례 발을 맞췄지만 아직 시너지 효과가 났다고 보기 어렵다. 올해 두 선수가 함께 선발로 뛴 경기의 경우, 중국에 0-1로 패배하고 호주에 1-4로 패배했다.

지소연과 이민아는 체구가 작은 테크니션이고 공격형 미드필더와 후방 빌드업 중심 역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론적으로는 공존에 큰 무리가 없지만, 그동안 한 명이 공격력을 희생해야 했다. 윤덕여 감독은 소속팀 첼시에서 후방에 자주 배치되는 지소연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내리고 이민아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시험한 바 있다.

지소연과 이민아의 기량과 비중을 볼 때 동시 기용이 합리적이다.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가 날 만큼 호흡을 끌어올리고, 전술적으로도 맞는 옷을 입혀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은 6일과 9일 두 차례 아이슬란드와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유럽의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 지소연, 이민아 조합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시험하게 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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