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구FC가 ‘대체불가’ 외국인 듀오 중 에드가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다. 김진혁의 잠재돼 있던 공격 능력을 이끌어내면서 선수단의 질도 한결 올라갔다.

대구는 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경기에서 인천유나이티드를 3-0으로 완파했다. 앞선 4라운드에서 경남FC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뒤 곧바로 반등하면서 분위기를 살렸다. 2승 2무 1패를 거둔 대구는 선두 울산현대에 승점 3점 뒤쳐진 5위에 올라 있다.

대구는 3라운드 울산전 무승부, 4라운드 패배로 두 경기 연속 무승에 그친 상태였다. 상대가 강해서 그랬다고도 볼 수 있지만, 대구의 내부 요인을 보면 에드가의 부재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에드가는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오가며 초반 4경기 5골로 전 경기 득점을 올리던 중이었다. 세징야의 어시스트와 에드가의 마무리는 대구 상승세를 이끄는 힘이었다. 여기서 에드가가 이탈하자, 울산전과 경남전은 세징야가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에드가의 부재는 결정력뿐 아니라 공격 전술에도 큰 타격을 가져왔다. 대구는 이번 시즌 공격 조합을 벨기에 대표팀에 비유한 바 있다. 에드가는 벨기에의 로멜로 루카쿠와 비슷한 역할을 맡는다. 스트라이커지만 속공을 할 때는 측면으로 이동하며 상대 수비를 유인하고 공격을 더 유연하게 만드는 역할이다. 32세 노장이지만 기술과 유연성이 탁월한 에드가는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도 능숙하게 공을 지킨 뒤 전방으로 돌진하는 세징야, 김대원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에드가의 대체자는 처음부터 김진혁이었다. 김진혁은 지난 2017년 엄청난 중거리 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4골을 넣어 주목받긴 했지만 어쨌거나 포지션은 수비수였다. 185cm 장신 수비수인 김진혁을 예전 포지션인 스트라이커로 돌려보내는 것이 대구의 승부수였다. 김진혁은 울산, 경남을 상대로 골도 도움도 기록하지 못했다.

인천전에서 김진혁은 2골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세징야의 골이 나오는 과정에도 도움을 줬다. 단순한 득점을 넘어 공격 전개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에드가의 진정한 대체자가 될 능력을 보여줬다.

득점을 보면 김진혁 특유의 ‘원더골 제조기’ 면모가 여전했다. 김진혁은 학창 시절부터 상대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면 장거리 슛을 날리고, ‘감’이 오면 과감하게 강슛을 감아 차 넣는 등 뜻밖의 상황에서 골을 넣는 능력이 좋았다. 인천전 득점은 바이시클킥이었다.

연계 플레이가 좋은 것도 공격수 시절부터 갖고 있던 능력이었다. 숭실대 재학 시절 호흡을 맞춘 공격수가 현재 경남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김승준이다. 당시에도 장신인 김진혁이 연계 플레이와 수비 가담 등 궂은일을 하며 김승준이 골 감각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왔다. 대구에서는 프로 1년차였던 2015년까지 공격수였으나 자리를 자비 못한 뒤 미포조선으로 임대를 다녀왔고, 2017년 수비수 훈련을 받아 센터백으로 보직을 바꿨다. 공격수 경력이 훨씬 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