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정용 기자=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을 준비하는 이민아는 북한 평양에서 치렀던 경기 경험이 큰 도움을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민아가 1일 파우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합류했다. 3월 30일 소집된 대표팀은 6일 용인에서, 9일 춘천에서 아이슬란드와 두 차례 초청 평가전을 갖는다. 오는 6월 열리는 월드컵을 대비하기 위한 행보다. 한국은 월드컵 A조에서 프랑스, 나이지리아, 노르웨이를 상대하게 된다.

 

홈 팬의 일방적 응원? 평양에서 겪어봤으니까 괜찮아요

이민아는 대표팀 합류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개최국 프랑스의 열광적인 응원을 경계했다. “경기장이 꽉 찰 것이다. 그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던 이민아는 “북한과 원정에서 경기할 때도 처음에 놀랐다. 그걸 경험 삼아 준비를 잘 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평양 원정만큼 무서운 분위기는 아닐 거라는 한 기자의 말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살짝 웃어 보였다.

대표팀은 지난 2017년 아시안컵 예선으로 평양 원정을 치렀다. 김일성경기장의 만원 관중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환경이었지만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본선에 진출했고, 지난해 월드컵 티켓까지 따냈다.

본선에서 한국이 치를 첫 경기는 6월 8일(한국시간) 파리생제르맹의 홈 구장으로 잘 알려진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프랑스전이다. 한 관계자는 매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개최국을 응원하는 약 47,000명 관중의 함성을 들으며 경기해야 한다. 세계적 강팀인 프랑스의 전력에 홈 어드밴티지까지 더해져 한국을 힘들게 할 경기다.

윤덕여 감독 역시 평양 원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때도 김일성 경기장이 꽉 찼고, 선수들이 아주 힘든 경기를 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프랑스와의 개막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경험이 한 번 쌓였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은 2003년과 2015년 두 차례 본선에 진출했고, 2015년에는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2회 연속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감독은 “2015년 당시 대회 규모 때문에 긴장해서 선수들의 실력이 나오지 않았다. 가장 경험 많은 지소연조차 기량이 발휘되지 않았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 선수들이 월드컵에 대해 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A조는 혹독한 환경이다. 세계적인 강호이면서 개최국인 프랑스뿐 아니라 노르웨이도 신체조건이 좋은 강팀이다. 나이지리아는 비교적 약체라고 볼 수 있지만 아프리카팀 특유의 변수가 크다. 이민아는 “우리가 제일 약팀이라고 생각하면서 도전자 입장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격의 열세는 활동량으로 이겨낸다

심리적 압박감과 함께 한국이 이겨내야 할 두 번째 요인은 유럽 선수들의 큰 체격이다. 프랑스, 노르웨이를 상대로 한국 선수들이 몸싸움을 하는 건 불리하다. 한국은 이 점을 이겨내기 위해 최근 호주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했고, 이어 아이슬란드를 초청했다. 월드컵 직전인 6월 2일에도 스웨덴과 평가전을 갖는 등 힘이 좋은 상대에 대한 적응에 중점을 뒀다.

힘에서 밀리는 한국이 대신 보여줄 수 있는 건 활동량과 전방 압박이다. 윤 감독은 “몸싸움은 힘들다. 대신 많이 뛰어야 한다. 아직 내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힘들더라도 그걸 이겨내야만 월드컵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3월 31일 체력 테스트용 훈련인 셔틀런을 했고, 최근 GPS를 통한 운동능력 측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체력 관리를 위해서다.

대표팀에서 체력이 가장 좋은 선수는 박세라, 손화연, 이금민 등이다. 특히 체력 1등을 놓치지 않는 박세라는 라이트백 위치에서 공수를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전방 압박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늦깎이 신예 선수다.

지난해 말부터 축구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여자대표팀 경기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축구협회는 아이슬란드전 흥행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민아는 “남자 대표팀이 좋은 경기를 하고 관중들도 많이 오시는 게 보기 좋았고 부러웠다. 여자축구도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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