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정용 기자= 남자 축구 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주전이 없다. 백승호와 이강인도 어느 정도 출장시간을 확보할 자격이 있다.

19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백승호, 이강인, 이청용이 합류했다. 오는 22일 볼리비아, 26일 콜롬비아를 상대로 열리는 국가대표 친선경기 2연전을 치를 대표 27명에 포함된 선수들이다. 특히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스페인라리가 유망주 백승호, 이강인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이강인은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공격형 미들(미드필더)에서 뛰어서 편하다. 어느 포지션이든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백승호는 “지로나에서 감독님이 왼쪽 윙을 많이 뛰게 했는데 약간 미드필더 식으로 뛰게 하셨다. 그런데 그 위치만 뛰어 봐서 딱히 어느 위치가 편하다고 말하기는 좀 힘들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소속팀 사정상 측면에서 많이 활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시절부터 공격수나 윙어가 아닌 미드필더로 성장해 왔다. 측면에 배치되든, 중앙에 배치되든 공격형 미드필더의 플레이를 한다. 본인 설명대로 지로나에서는 측면에 머무르지 않고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할 때는 패스 연결, 수비할 때는 중원 장악에 도움을 주려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이강인 역시 소속팀 발렌시아가 4-4-2 포메이션을 쓰기 때문에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되곤 하지만, 원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다. 좌우 중 한 쪽에 배치돼야 한다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왼발로 패스하는 플레이가 편하다.

대표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붙박이 주전이 없다. 원래 주전이었던 남태희가 부상을 당해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부터 이번 소집까지 줄곧 결장 중이다. 아시안컵에서는 황인범, 이청용, 손흥민 등이 돌아가며 이 자리를 책임졌다. 그중 정답을 제시한 선수는 없었다. 황인범은 원래 좀 더 후방에서 뛰는 중앙 미드필더다. 이청용은 소속팀 보훔에서 중앙을 맡는 경우가 많지만, 원래 포지션이나 아시안컵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였던 포지션 모두 측면이었다. 손흥민은 미드필더보다 공격수에 가깝기 때문에 중앙 배치는 일종의 변칙 전략이었을 뿐 포지션 이동이라고 보기 힘들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는 사실상 동등한 출발선에서 경쟁이 이뤄지는 셈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를 대거 선발하면서 특히 공격형 미드피더를 많이 뽑았다. 권창훈, 이승우, 이재성, 이청용, 황인범과 함께 백승호와 이강인도 경쟁이 가능하다. 이들 모두 중앙과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이 4-2-3-1 포메이션이나 4-1-4-1 포메이션을 쓸 경우 위 7명 중 3명, 최대 4명이 선발 라인업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

아직 프로에서도 주전이 되지 못한 백승호와 이강인이 대표팀에서 먼저 주전을 차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대표팀 붙박이 소집 멤버, 중요한 후보 멤버 정도는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다. 백승호와 이강인에게 열린 문은 좁지 않다.

두 선수의 컨디션을 볼 때 볼리비아전에서 더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소집 직후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그동안 경기 부담이 크지 않았던 이강인은 출장 시간과 훈련 기회를 많이 줄 수록 반갑다. 반면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느라 체력이 다소 고갈된 이청용, 백승호는 시차적응이 늦을 경우 두 번째 경기인 콜롬비아전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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