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성남] 김정용 기자= 성남FC는 옛 홈구장 성남종합운동장, 일명 모란구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임시 홈 구장이지만 관중이 떨어지거나 분위기가 나빠지는 악영향은 없었다.

성남은 탄천종합운동장의 대대적인 보수 작업 때문에 6월까지 쓸 임시 거처를 구해야 했다. 옛 홈 구장인 모란구장이 대안이었다. 모란구장은 성남의 전신 성남일화가 10년 전까지 쓰던 옛 홈 구장이고, 특히 2001년부터 3년 연속 우승했던 곳이다. 남기일 감독은 선수 시절 일화 소속으로 모란구장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다.

관중몰이는 성공적이다. 첫 홈 경기였던 지난 10일 FC서울전에 11,238명이 입장했다. 16일 수원삼성과 가진 경기는 9,336명이 찾았다. 공식 관중석이 2만 석을 넘지만 실제로 1만 7천석 정도가 운영되기 때문에 객석 점유율은 현재까지 60%가 넘는다. 성공적인 홈 복귀다.

성남의 가장 최근 K리그1 시즌이었던 2016년의 경우 평균 관중이 6,729명이었다. 시즌 초반에 관중이 많고 점차 감소하는 성남의 경향을 감안하면 앞으로 ‘평균 회귀’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까지는 입장 관중수가 오히려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구단 측은 “잔디와 스탠드만 있고 아무것도 없던” 모란구장을 다시 어엿한 프로 홈 구장으로 꾸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운동장 밖에 팬숍을 새로 만들기 위해 컨테이너를 수소문하다 오크밸리 리조트에 있는 컨테이너를 통째로 떼 와 제때 도색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경기장 안팎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프로 홈 구장에 걸맞은 모양새를 만들었다. 지금도 기자회견장 등 일부 시설은 예전 안내판과 구단이 부착한 새 안내판의 내용이 다르다.

추억을 되살릴 수 있고, 마침 위치도 구도심이라는 점에 착안한 성남은 ‘모란 바이브’ 즉 모란의 멋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복고 느낌을 일부 살렸다. 선수들의 카리스마 있는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으로 경기장 안팎에 포인트를 줬다. 과거를 기억하는 중년 관중들이 찾아와 예전처럼 소주병을 반입해도 되는지, 고기를 구워도 되는지 문의하기도 했다.

성남은 임시 거처를 써야 되는 처지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해 구도심 지역의 잠재적인 관중을 다시 불러 모으는데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모란역과 탄천운동장 인근 야탑역은 지하철로 고작 한 정거장 거리다. 두 경기장 사이의 거리는 고작 2.7km에 불과하다. 모란 인근의 축구팬을 확보하면 탄천으로 복귀한 뒤에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두 차례 홈 경기 모두 라이벌 의식이 있는 수도권 구단과 가졌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서울과 수원 모두 서포터가 많은 편이고, 가까운 성남 원정은 특히 많은 숫자가 참여하곤 한다. 이번 경기 역시 수원 서포터석이 성남 서포터석보다 많이 찼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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