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남기일 성남FC 감독이 대거 영입한 광주FC 시절 애제자들이 기대에 부응하면서 ‘남기일식 축구’의 정착에 힘을 더하고 있다.

성남은 16일 홈 구장 성남종합운동장에서 가진 K리그1 3라운드에서 수원삼성을 2-1로 꺾었다. 2연패 뒤 거둔 시즌 첫 승이다. 후반 추가시간에 조성준의 극적인 역전골이 터지면서 거둔 승리였다. 남 감독은 “팬들에게 감동을 드린 것 같다”고 자평했다.

역전골을 넣은 조성준은 광주에서 2년 동안 남기일 감독과 함께 했던 경력이 있다. 당시 광주는 K리그1 소속이었다. 남 감독은 올해 성남의 승격을 맞아 조성준을 데려왔고, 첫 승의 주역으로 활용했다.

조성준은 남 감독의 전술을 잘 이해하고 있어 플레이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내가 원래 공격수인데 공격할 땐 포워드처럼, 수비는 미드피더처럼 하면서 슈팅 많이 때리라고 주문하셨다. 자신 있게 하라고 하셨다. 원래 감독님과 같이 있어 봐서 스타일을 알고 있다. 공격수가 수비부터, 수비는 공격부터, 이렇게 반대로 한다. 수비가 빌드업을 최대한 풀어주고 공격은 앞에서부터 막아준다. 나와 잘 맞는다.”

조성준뿐 아니라 선발 라인업에도 광주 출신 선수가 4명 포함돼 있었다. 수비수 안영규, 미드피더 김민혁과 김정현, 레프트백 주현우다. 원래 후보로 밀려 있던 주현우는 이날 주장 서보민 대신 왼쪽을 맡아 선발 출장했다.

성남은 윤영선이 울산현대로 떠나는 등 수년에 걸쳐 스타 선수가 꾸준히 유출됐다. 대신 연제운, 김동준 등 자체 육성한 선수들이 팀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발굴한 박태준, 최병찬에 이어 수원전에서 이재원이 데뷔하는 등 유망주 기용에 적극적이다. 젊은 선수들과 남 감독이 영입한 광주 출신 선수들이 팀의 중심이다. 선수 면면과 연령대 모두 남 감독이 이끌었던 광주와 점점 비슷해져간다. 구단 살림이 부족하다는 점도 두 팀의 공통점이다.

약점도 비슷하다.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남 감독은 광주 시절 미드필더와 2선 공격수들은 잘 육성했지만 유독 스트라이커의 능력을 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외국인 공격수들과 궁합이 좋지 않았다. 광주의 살림이 넉넉지 못해 능력 있는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남 감독에게 주어진 스트라이커는 광주 시절보다 낫다. 다만 아직 실전에 투입하지 못했다. 브라질 출신 노장 공격수 자자가 12일 뒤늦게 영입이 발표됐다. 수원전은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자자는 스페인라리가의 헤타페, 브라질 명문 플라멩구, 터키 중견 강호 트라브존스포르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다. 2017년 태국의 부리람에서 34경기 34골 11도움을 기록하며 리그를 초토화시킬 정도의 파괴력을 발휘했다.

성남은 이번 시즌 예산을 최대한 아껴 써야 하는 처지였으나, 잔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격수가 필요하다는 점을 성남시 측에서 동의해 이적시장 막판 자자 영입에 성공했다. 자자는 체중이 다소 불어난 상태에서 입국했다. 빠르게 몸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자자가 왕년의 기량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면 성남은 남기일표 축구에 준수한 브라질 스트라이커가 결합된 모습으로 한층 진화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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