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제주보다 우리가 더 간절합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
FC서울은 많은 이의 예상을 깨고 2승 1무로 3월 A매치 휴식기를 맞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시즌 개막전부터 “올 시즌에는 주도하는 축구를 하기 보다는 단단하게 지키며 역습하는 축구를 하겠다”라고 선언했었다. 서울은 3경기에서 적극적인 수비와 효율적인 역습으로 승점 7점을 땄다. 전성기가 지나 역동성이 조금 떨어진 박주영과 전문 공격수가 아닌 박동진을 2톱으로 내며 거둔 성적이다.
포항스틸러스와 한 개막전을 제외하면 서울이 유려한 경기력을 보여준 일은 없다. 2라운드 성남과 한 경기에서는 이겼지만, 최 감독은 “그날 경기에서는 우리 부족함을 많이 봤었다”라고 했었다. 최 감독은 3라운드 제주와 경기에서도 승점 1점을 딴 후 “우리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했다.
경기력은 몰라도 승점은 확실하다. 서울은 올 시즌을 제외하고 지난 8시즌 동안 개막전에서 승리한 적이 없었다. 좋은 성적을 낼 때도 슬로우스타터였다. 지난 시즌에 승강플레이오프를 거치고도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었기 때문에 초반에 서울이 패배 없이 승점을 챙기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었다.
비결은 간절함에 있다. 서울은 지난 시즌 ‘지옥문’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선수들은 동계훈련 때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최 감독은 제주전을 앞두고 “제주보다는 우리가 더 간절하다”라고 했다. 3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유상훈은 “동계훈련 때부터 우리가 하나가 됐다는 것을 느꼈기에 시즌 들어가면 해 볼만 하겠다고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서울 선수들은 경기 중에 간절함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수부터 적극적으로 수비하고 모든 선수들이 몸을 날리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상훈은 무실점 비결을 묻자 “나 혼자 막은 게 아니다”라며 “수비들이 태클하고 몸을 날리는데 여기서 골을 먹으면 내가 너무 미안해진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막아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주장 고요한도 최 감독이 바라는 축구와 자신들이 해야 할 축구를 잘 알고 있다. 그는 “"2차 훈련에서 전방 압박 훈련을 많이 했고, 1차 훈련 때부터 체력적인 훈련도 많이 했다. 전방 압박을 하며 많이 뛰어야 하는데, 체력 훈련을 한 덕을 본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이 뛰는 축구, 감독이 바라는 축구를 해야 하지만 문제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즌은 길다. 서울이 A매치 휴식기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직 강팀을 만나지 않았고 확실한 득점원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은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은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정신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지만, 올 시즌에는 그것만큼은 달라졌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서울 선수들은 이런 방식을 유지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고요한은 “골을 많이 넣고 이기고 싶지만 무실점으로 승점을 얻는 게 긍정적이다. 수비가 좋으면 우승한다는 말도 있다. 무실점으로 막다 보면 우리 공격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한 골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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