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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라이징 스타' 김대원 "반년 전, 대구에선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죠"
김정용 기자 | 승인 2019.03.15 11:58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K리그 초반, 팬들의 눈길을 가장 강하게 끄는 선수는 대구FC의 22세 유망주 김대원이다. 그러나 반년 전만 해도 김대원은 대구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대원은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모두 맹활약하며 세징야, 에드가 공격 콤비를 뒷받침한다. 대구 선발 명단에 김대원은 공격수로 표기되지만, 대구 관계자는 김대원이 미드필더인 3-5-1-1 포메이션이라고 이야기한다. 김대원이 1인 2역을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외국인 공격수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면에서 김대원의 플레이는 전술적 가치가 높다.

김대원이 본격적으로 돋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 후반기부터였다. 2016년 대구에 입단해 프로 3년차가 됐던 시기였다. 김대원은 2년 반에 걸친 후보 시절을 지나 지난 시즌 후반기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8월 강원FC 원정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라운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대원의 성공은 나락 직전에서 찾아왔기에 더 극적이었다. 김대원은 작년 전반기까지 2군 신세를 면치 못하자 대구 구단에 임대를 요청했다. “대구에서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보내달라고 했어요.” 당시 광주FC와 임대 협상을 벌였으나, 광주 측은 프로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는 김대원을 결국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적을 위해 짐까지 싸 놓았던 김대원은 대구에 남게 되자 낙담했다. “앞으로 반년 동안 어쩌지? 망했나? 이런 생각뿐이었죠.”

어느 팀으로든 떠나야겠다고 생각하며 더 치열하게 훈련한 김대원은 운 좋게 대구 1군 출장 기회가 찾아오자 이를 놓치지 않았고,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올해는 완전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홈 구장 DGB대구은행파크의 개막전이었던 제주유나이티드전 골은 백미였다. 김대원은 코너킥을 땅볼로 받으면서 절묘한 터닝 동작으로 제주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그대로 강슛을 날려 득점했다. 시즌 베스트골 후보가 될 만한 명장면이다.

“제주전 골은 제가 충동적으로 넣은 것이었죠. 원래 약속은 제가 공을 받으러 나간 다음 세징야에게 리턴 패스를 주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직전에 제가 넣은 골 하나가 취소됐거든요. 엄청 득점하고 싶더라고요. 코너킥을 받으러 가는 동안 ‘직접 해봐야겠다, 허를 찌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욕심을 부린 건데 결과가 좋았죠.”

이번 시즌 목표는 공격 포인트 15개로 정했다. 지난 시즌 리그 기록은 3골 5도움이었다. 현재까지 대구가 치른 4경기(K리그1 2경기, ACL 2경기) 모두 뛰며 2골 1도움을 기록한 김대원에게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

김대원의 장점은 경기장 상황을 파악하고 빠르게 최적의 플레이를 찾아내는 판단력이다. 성호상 선수강화부장은 “대원이는 항상 몸이 열려 있다”고 말한다. 공을 받고 돌아서는 순간부터 다음 플레이를 하기 가장 좋은 방향으로 퍼스트 터치를 하고, 경기장을 넓게 보며 재빨리 패스할 곳을 찾는다. ACL에서 광저우헝다를 꺾을 때 김대원은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나머지 한 골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김대원이 에드가와 세징야에게 각각 내준 패스 모두 타이밍으로 상대 허를 찌른 플레이였다.

축구 지능이 좋은 김대원은 이색 경력도 갖고 있다. 어렸을 때는 바둑을 뒀다. “5, 6년 정도 했나? 아마 3단까지 땄어요. 바둑 선수의 길로 갈 수도 있었는데 축구가 더 좋아서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축구 선수를 시작했어요.” 바둑 경력이 축구에 직접 도움을 주진 않지만, 경기장 상황을 미리 읽고 다음 수를 생각하는 습관이 든 건 어느 정도 바둑 덕분이라고 이야기했다.

함께 주전 자리를 차지한 동갑내기, 프로 입단 동료 정승원과 서로 의지하며 2군 시절을 헤쳐 왔다. “승원이와 4년 째 함께 생활하는데 함께 먹고 자면서 의지했어요. 팀이 좋아진 지금, 거기에 함께 동참할 수 있어서 더 좋아요.”

김대원은 대구가 새 구장을 연 시기에 함께 두각을 나타내면서 ‘대구 부흥의 상징’과 같은 존재로 인기를 끄는 중이다. 현재까지 대구는 새 구장에서 두 경기를 치러 모두 매진시켰다. 김대원은 에드가와 나란히 두 경기 모두 골을 넣었다.

“대구 시민들이 새 구장을 많이 찾아주셔서 힘든 일정을 잘 치를 수 있어요. 지금 같은 인기가 말도 안 되는 상황 같아요. 앞으로도 찾아주셨으면, 저희가 더 힘 낼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해주시면 행복할 것 같아요. 새 경기장에서 발구르기 응원을 하실 때나 제 이름을 불러주실 때는 소름이 돋아요. 그 공간이 제 이름으로 꽉 차는 거니까요.”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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