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선수들이 즐기면서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파울루 벤투 한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를 즐기지 못한다고 했다.

 

벤투 감독은 11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3월 A매치 출전선수명단을 발표하면서 한국 선수들이 기술과 태도 그리고 이해능력이 좋지만 축구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담과 스트레스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런 부분(부담과 스트레스)을 떨쳐냈으면 한다. 그래야 본인들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훈련을 했을 때의 훈련 성과들이 그라운드에서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제이다.”

 

대표팀 내 부담과 스트레스가 크다는 이야기는 이번에만 나온 게 아니다. 한 나라 대표로 뛰면서이런 것들을 아예 떨쳐낼 수는 없지만, 한국은 그 정도가 좀 강한 편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2002 한일월드컵’ 성공 이후 계속해서 팬들이 대표팀에 바라는 기준이 높아진 게 가장 크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감독들이 팀을 파악한 후 하는 이야기도 거의 비슷하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그로 인해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도 기자들에게 선수들이 기사에 달린 댓글까지 챙겨본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팬심을 제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종류도 늘어났기 때문에 선수들이 의견을 접하는 통로도 늘어났다. 결국 밖을 제어할 수 없으면 집안 단속을 하는 수밖에 없다. 대표팀 내 심리코치를 상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 계속해서 틀을 잡는데 집중하고 있다. 11일 발표한 명단도 ‘2019 카타르 아시안컵’ 명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벤투가 그리는 큰 그림 안에는 이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론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 “선수들이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로는 이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이다.

 

감독들이 말하는 대범한 선수는 어떤 순간에도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선수다. 상황을 즐기지 못하면 급박한 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전부 보여줄 수 없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준비를 시작한 벤투호는 경기력과 함께 심리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만 한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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