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랑스에서 태어난 말리 축구선수가 우여곡절 끝에 포르투갈에 자리잡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첫 골을 넣은 건 27세 때였다. 일단 골이 터지기 시작하자, 무사 마레가는 자신의 능력을 유럽 전체에 마음껏 뽐내고 있다.

7일(한국시간) 포르투갈의 포르투에 위치한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에서 2018/2019 UCL 16강 2차전을 가진 포르투가 AS로마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앞선 1차전에서 1-2로 패배했던 포르투는 정규시간 동안 2-1로 승리해 총합 3-3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후반 12분 포르투의 페널티킥을 알렉스 텔레스가 차 넣으며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를 지배한 선수는 마레가였다. 마레가는 티퀴뉴 소아레스와 투톱으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마레가가 1골 1도움으로 포르투의 추격을 주도했다.

경기 내용을 보면 마레가가 ‘괴물 공격수’라는 걸 알 수 있다. 186cm 키에 엄청난 근육질 몸을 가진 마레가는 끝없이 질주하며 로마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26분 로마 수비수 코스타스 마놀라스를 몸으로 밀어버리고 속공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그대로 골대 앞까지 돌진해 패스를 연결하며 소아레스의 골을 이끌어냈다. 전방압박부터 어시스트까지 마레가가 다 한 득점이었다. 후반 7분에는 헤수스 코로나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마레가는 1골 1도움뿐 아니라 전방압박의 비중이 높은 포르투 전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포르투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와 공수 간격을 좁히고 로마보다 많이 뛰는 축구를 구사했다. 세르지우 콘세이상 감독의 전술을 마레가가 충실히 소화했다.

마레가는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말리 혈통 선수로서 본격적인 프로 선수 경력은 22세 때인 2013년 프랑스 3부 구단 아미앙에서 시작했다. 2014년 튀니지 명문 에스페란세로 이적했으나 등록 문제 때문에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친선 경기에서만 골을 몰아치다 반년만에 방출됐다. 이후 무적 상태로 지내다 2015년 1월 포르투갈의 마리티무에 입단했다. 마리티무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자 원석 수집에 일가견이 있는 포르투가 2015년 1월 냉큼 영입했다.

포르투 경력도 순탄치 않았다. 첫 반년 동안은 포르투의 격에 맞지 않는 선수였다. “나는 선수들, 서포터, 언론이 모두 비웃는 선수였다”라고 할 정도로 명문팀에서 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누누 에스페리투 산투 감독은 마레가를 전력 외 선수로 분류하고 2군에 내려보냈다가 2016/2017시즌 기마랑스로 임대 보냈다.

마레가는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았다. 기마랑스에서 시즌 13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20172018시즌 돌아온 포르투에서 세르지우 콘세이상 신임 감독이 마레가를 중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마레가는 지난 시즌 22골을 터뜨리며 포르투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마레가는 조별리그 4골로 16강 진출을 이끈 뒤 로마전에서 2골을 추가해 6골로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탄탄한 육체 때문에 원톱 전문 선수로 오해받기 쉽지만 투톱 전술에서 동료를 살려주는 능력도 갖추고 있으며 미드필더 임무도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유럽 여러 팀과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 포르투 공식 홈페이지 캡처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