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K리그를 대표하는 브라질 선수들의 기량을 이제 아시아 전체가 알게 됐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 못지않은 탁월한 개인기였다.

6일 K리그 구단들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첫 경기가 열렸다. 대구FC가 멜버른빅토리 원정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경남FC는 산둥루넝과 홈에서 2-2로 비겼다.

K리그는 시도민구단이 사상 처음으로 동반 참가한다. 창단 이래 첫 ACL 경기까지 같은 날 치르게되면서 K리그의 경쟁력이 관심을 모았다. 상대팀 선수단이 훨씬 화려했다. 산둥은 이탈리아 대표 출신 그라치아노 펠레가 공격을 맡고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해 온 마루앙 펠라이니가 중원에, 브라질 대표 출신 센터백 지우가 수비에 포진한 팀이다.

멜버른은 PSV에인트호번, 선덜랜드 등에서 활약했던 스웨덴 대표 출신 공격수 올라 토이보넨과 한때 일본 축구의 간판 스타였던 혼다 게이스케가 소속된 팀이다. 여기에 스페인라리가 출신 라울 바에나, 독일분데스리가 출신 게오르그 니더마이어 역시 빅리그 출신이고 호주 선수 중에도 한때 유럽에 진출해 이름을 알렸던 제임스 트로이시 등 유명 선수가 다수 포진한 팀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명성만 보면 중국이나 아랍에미리트 팀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화려했다.

대구와 멜버른의 경기에서 가장 빛난 건 세징야의 활약이었다. 세징야는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에드가의 헤딩 경합 이후 흐른 공이 공중에 뜬 상태에서 발을 높게 휘둘러 골문 구석에 꽂아넣는 고난이도 슛 기술을 통해 동점을 만들었다. 세징야가 황순민에게 내준 공이 행운의 중거리슛 득점이 되며 역전으로 이어졌다. 이어 2 대 1 패스로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세징야가 땅볼 크로스를 내줬고, 에드가가 겨우 마무리했다.

이어진 경남 경기에서 관심을 끈 건 유럽 빅리그 출신인 머치와 룩의 활약이었지만, 지난 시즌부터 경남 공격의 핵심이었던 네게바 역시 처음 보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경기 초반에는 비효율적인 플레이도 많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네게바의 경기력이 점점 향상됐다. 전반 42분 속공 상황에서 ‘헛다리’ 드리블로 수비 한 명을 완벽하게 속인 뒤 스루패스를 한 장면이 시작이었다.

네게바는 K리그에서 그동안 보여준 것보다 더욱 화려한 브라질 선수만의 다양한 기술을 마음껏 선보였다. 실전이 아니라 묘기 모음집에 가까울 정도로 현란한 경기였다. 후반 3분에는 스로인을 받자마자 첫 번째 볼 터치를 등 뒤로 돌려놓으면서 바로 수비수 뒤로 돌아들어가는 터닝 기술로 순식간에 수비를 돌파했다. 경남의 첫 골 상황에서는 코너킥 상황에서 공이 흐르자 재빨리 달려들어 왼발 바깥쪽으로 냅다 차는 유연한 슈팅 기술을 보여줬고, 이 슛이 우주성의 골까지 이어졌다.

후반 17분에는 네게바가 수비를 일부러 등지는 듯 하면서 마르세유 룰렛을 연상시키는 동작으로 뒤꿈치 패스를 하는 절묘한 묘기를 보여줬다. 후반 28분에는 브라질 선수들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졌을 때 종종 보여주는 디딤발 패스를 하는 등 자신의 발재간이 어느 정도인지 마음껏 선보였다.

세징야와 네게바 모두 K리그를 통해 처음 해외 진출을 이뤘다. 네게바는 브라질 U-20 월드컵 우승에 참여한 유망주였지만 그 뒤로 프로 무대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세징야는 2016년, 네게바는 2017년 각각 K리그를 찾아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으며 쭉 활약해 왔다. 두 선수는 ACL 첫 경기에서 K리그 간판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줬다. 빅 리그를 거쳐 온 선수들보다 더 화려한 기량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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