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구FC와 경남FC는 나란히 창단 이래 첫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한다. 이에 앞서 가진 K리그1에서 아시아 정상을 겨룰 자격을 먼저 증명했다.

K리그에서 이번 시즌 ACL에 참가하는 팀은 대구, 경남, 전북현대, 울산현대다. 지난해 K리그1 2위 돌풍을 일으킨 경남, FA컵 우승을 차지한 대구가 동반 참가한다. 두 팀은 공통점이 많다. 영남 지역 시도민구단이고, 사상 처음으로 ACL 무대를 밟는다. 2003년 대전시티즌, 2015년 성남FC가 시민구단으로서 ACL에 도전한 바 있지만 두 팀이 동시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지만 두 팀의 선수층은 K리그 최고와 거리가 멀다. 성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연봉총액을 기준으로 볼 때 경남은 지난해 10위, 대구는 최하위인 12위였다. 두 팀 모두 40억 원 선이었다. ACL에 진출하지 못한 FC서울, 수원삼성이 나란히 80억 원을 넘긴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170억 원이 넘었던 전북과 비교하면 4분의 1 정도다.

시도민구단이 덜 화려한 선수단으로 돌풍을 일으킨 건 훌륭한 성과지만 그 성과를 올해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K리그는 지난 2017년 고작 한 팀이 16강에 진출하는데 그치는 등 전통의 아시아 최강국이라기엔 위용이 떨어진 상태다.

K리그 첫 경기를 통해 드러난 도전자들의 경쟁력은 충분했다. 지난 1라운드에서 대구는 전북 원정을 떠나 1-1 무승부를 거뒀다. 경남은 홈에서 성남FC를 2-1로 꺾었다. 지난 시즌의 저력이 여전히 유지됐고, 오히려 업그레이드된 면도 있었다.

대구는 작년 성공적으로 정착한 팀 컬러를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외국인 공격수 세징야 등 핵심 선수를 잔류시키고 안드레 감독이 여전히 지휘봉을 잡았다. 꾸준히 연마한 3-5-2 포메이션의 완성도가 더욱 향상돼 전북에 그리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할 정도가 됐다.

전북전 후 안드레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향상됐고 팀의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는 지난 시즌 초반 11경기에서 1승 3무 7패, 이후 11경기(12~22라운드)에서 4승 2무 5패, 그 다음 11경기(23~33라운드)에서 4승 1무 4패를 거두며 시간이 지날수록 성적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위권 팀끼리 겨룬 막판 하위 스플릿 성적은 3승 2무로 무패였다. 이 상승세가 이번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안드레 감독의 설명이다.

경남은 대구와 달리 변화가 극심했다. 공격, 미드필드, 수비의 간판 스타였던 말컹, 최영준, 박지수가 모두 떠났다. 말컹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스타급 외국인 선수 룩, 머치를 수급하는 등 폭넓은 영입 작업을 했지만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을 위험성이 지적되기도 했다. 초반 시행착오는 곧 ACL 조별리그 기간의 부진을 의미하기에 치명적이다.

경남은 룩과 머치를 모두 벤치에 앉히고도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최재수, 김효기, 배기종 등 노장급 국내 선수들을 선발로 투입해 장점만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김종부 감독 특유의 전술이 여전히 통했다. 새로 합류한 공격수 김승준이 1골 1도움으로 첫 경기부터 날아올랐다. 후반에 투입된 머치와 룩은 모두 슈팅을 기록하며 적응 단계를 밟아 나갔다.

두 팀은 5일 나란히 ACL에 데뷔한다. E조의 경남은 산둥루넝과 홈에서 만난다. 산둥은 마루앙 펠라이니, 그라치아노 펠레, 지우 등 화려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이다. 펠라이니는 지난 1일 중국 무대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F조의 대구는 멜버른빅토리와 싸우기 위해 호주 원정을 떠났다. 처음 경험하는 장거리 원정이 변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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