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 프로 스포츠는 외국인 감독이 새로운 사고방식을 선보일 때 더 재미있어지는 경우가 많다. 프로축구에서는 포항스틸러스의 돌풍을 이끌었던 세르히우 파리아스 감독, FC서울의 재미있는 경기 방식을 한때 확립했던 세뇰 귀네슈 감독이 대표적이다. 프로야구에서도 로이스터 전 롯데자이언츠 감독, 지난해 우승을 이끈 트레이 힐만 전 SK와이번스 감독 등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3월 1일 개막하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는 모처럼 외국인 감독이 다수 선임됐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안드레 대구FC 감독, 욘 안데르센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 올해도 지휘봉을 잡는 가운데 챔피언 전북현대가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포르투갈 출신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했다. 12팀 중 3팀이 외국인 감독에게 운명을 맡겼다.

한동안 K리그는 외국인 감독 선임이 드물었다. 2010년대 들어 ‘2002 한일월드컵’ 세대가 대거 지도자로 유입되면서 40대 국내 지도자에게 기회를 주는 경우가 더 많았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스틸러스에서, 최용수 감독은 FC서울에서 각각 성과를 내면서 이런 흐름이 가속화됐다.

2015년과 2016년에는 1부 리그 외국인 지도자가 아예 없었다. 2017년, 2018년 2명에 이어 올해 3명이 되면서 최근 서서히 비중이 높아졌다. 한국의 40대 감독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로 감독계 세대교체를 이뤘고, 스타성도 높았다. 다만 비슷한 세대 지도자가 대거 등장하면서 각 팀 문화의 다양성이 옅어지기도 했다.

세 외국인 감독은 각각 출신 지역, 처한 환경, 축구 스타일이 모두 다르다. 안드레 감독은 브라질 출신이면서 K리그 외국인 선수 경험이 있는 ‘지한파’다. 조광래 대구 사장과 전술, 훈련까지 의견교환을 해 왔다는 걸 숨기지 않는다.

안데르센 감독은 노르웨이 출신이고, 선수 시절 독일분데스리가의 스타로 활약했다. 감독으로서 분데스리가의 마인츠05 등 유럽 구단을 지휘하다가 2016년부터 북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인천 선임 당시 북한 경험이 큰 화제를 모았다. 잔류가 목표였던 인천에 맞게 역습 위주 축구를 하지만, 철저하게 수비에 치중하기보다 속공을 통한 득점으로 실리를 노리는 스타일이다.

포르투갈 출신인 모라이스 감독은 코치 신분으로 유럽 축구 중심을 두루 경험했다. 스타 감독인 주제 무리뉴 아래서 포르투, 인테르밀란, 레알마드리드, 첼시에서 어떻게 성공하는지 지켜보고 보좌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포르투갈식 훈련법을 K리그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상대로 될 경우, 세계적인 대세로 자리잡은 훈련 방식을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첫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 감독은 훈련 기간의 부족 때문에 ‘전술 주기화’ 등 고도로 계산된 훈련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리그2에서는 파비아노 수아레즈 감독이 전남드래곤즈 사상 첫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됐다. 브라질 출신 수아레즈 감독은 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활약해 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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