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가고시마(일본)] 김정용 기자= 양한빈은 26세 나이에 K리그 주전 골키퍼로 처음 발돋움했고, 27세에 리그를 대표하는 ‘선방 신’이 됐다. 그러나 양한빈은 자신이 돋보이기보다 FC서울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양한빈은 작년 강등 위기에서 서울을 구해낸 선수로 꼽힌다. 서울은 K리그1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졌고, 부산아이파크와 1승 1무를 거둬 간신히 잔류했다. 수도 서울에 연고지를 둔 구단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망신에 가까운 시즌이었다.
지난 2월 초 일본 가고시마에서 만난 양한빈은 “제가 경기 중 많이 보인다는 건 위기가 많고 밀리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좋은 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팀이 공격으로든 득점으로든 팬들에게 더 즐거움을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잖아요. 올해는 작년과 달라지기 위해 다들 노력했어요“라고 말했다.
- 올해는 자신이 덜 돋보여도 좋으니 슈팅이 아예 안 왔으면 싶겠네요.
“그건 늘 하는 생각이죠. 중계에 내 이름 한 번도 안 나와도 좋으니 좋은 경기 하고, 이기는 경기도 해서 팬들이 즐거운 일이 많았으면 해요.”
- 골키퍼가 수비할 일이 거의 없으면 ‘저 골키퍼 샤워할 자격 없다’는 농담을 하는데요.
“작년엔 샤워 참 많이 했죠.”
- 작년에 왜 안 풀렸는지 답을 찾았나요?
“일단 저희 팀이 득점하는 부분에 있어서 기록에도 나오듯이 최저(38경기 40득점)인 걸로 아는데, 그러니까 일단 실점을 하면 뒤집어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았어요. 앞서고 있을 때도 불안한 느낌이 있었고요. 또, 좋은 팀들 보면 한 골 넣고도 잘 버텨서 이기는 경기가 많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작년에 이긴 경기 중 1-0으로 이긴 경기가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순위에서 말해주듯이 좋은 팀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 그럼 올해 플레이가 나아질 거라는 근거는요?
“작년에 그 많은 실점 장면을 다 돌려봤어요. 각 상황마다 어떻게 했으면 더 좋았을지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졌죠. 저 스스로 작년보다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용수 감독님이 작년에는 마지막에 오셨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함께 하니까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팀이 될 것 같아요.”
- 올해 목표는 뭔가요? 예전처럼 우승이 목표라고 하기엔 작년 성적이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감독님이 괌 전지훈련부터 하신 이야기가 ‘올해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따는 것이 최대 목표다. 우리는 도전자 입장에서 도전을 해야 한다’였어요. 그 말씀이 맞는 것 같고요. 작년과 선수 구상이 크게 달라진 건 없거든요. 그만큼 작년 아픔을 겪은 멤버들이 하나로 뭉쳐서 매 경기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뛴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 골키퍼로서 적당한 195cm 키에 순발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곤 하는데요.
“키가 크면서 빠르면 진짜 좋겠지만, 클수록 순발력은 떨어지잖아요. 저는 키를 3cm 정도 줄이고 조금 더 빨라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건 아닌데, 하긴 했어요. 저는 강현무 선수나 함께 생활하던 (유)현이 형(도치기로 이적)처럼 순간적으로 ‘팍팍’ 막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 3cm를 줄인다면 그 키는 누구에게 주면 좋을까요?
“어릴 때부터 달라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는데. (고)요한이 형(170cm)에게 주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경기날 꼭 해야 하는 루틴이 있나요?
“사소한 것들이요. 경기날에는 샤워할 때 샴푸를 안 쓰고 비누만 써요. 고등학교 때부터 그랬는데, 그렇게 한 날 경기가 잘 되니까 습관으로 굳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경기 들어갈 때 장갑은 왼손부터 껴요. 실수로 어긴 적은 없어요. 늘 무조건 왼손부터 끼니까.”
- 서울 수비진 동료 중에서 올해 성장할 것 같은 선수가 있을까요?
“기존 선수보다는 신인으로 들어온 김주성 선수. 어린 나이답지 않게 수비와 전반적인 경기가 되게 괜찮아요.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되는 선수고요. 또 수비는 개인 능력보다 조직력인데 작년부터 꾸준히 호흡 맞췄고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괌에서부터 맞췄으니, 작년보다 나아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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