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시티는 샬케04 원정에서 뜻밖의 힘든 경기를 치렀지만 현란한 교체 전술의 힘으로 승리를 따냈다.

21일(한국시간) 독일의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펠틴스 아레나에서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가진 맨시티가 샬케를 상대로 3-2 승리를 거뒀다. 역전과 재역전이 이어졌다.

주젭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부상 공백을 메우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3-2-4-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스리백 좌우에 윙백이 없는, 과르디올라 특유의 파격적인 선수 배치였다. 샬케를 이끄는 도메니코 테데스코 감독은 전술가로 유명한 감독답게 5-4-1 포메이션을 쓰고 미드필더를 활동량 많은 유망주들로 채워 실점을 막는데 우선순위를 뒀다. 맨시티는 경기 초반을 지배했고, 전반 18분 다비드 실바의 어시스트를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마무리하며 무난하게 앞서 나갔다.

경기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맨시티의 수비 실수와 선수들의 흥분 때문이었다. 다니엘 갈리쥐리의 슛이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팔에 맞았고, 비디오 판독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반 38분 나빌 벤탈렙이 킥을 성공시켰다. 오타멘디는 경고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격렬한 항의를 하던 맨시티 선수들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시 후 샬케의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페르난지뉴가 살리프 사네를 손으로 잡아채며 역시 경고를 받는 동시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전반 45분 벤탈렙이 또 킥을 꽂아넣으면서 샬케가 역전했다.

이 과정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도 악영향을 미쳤다. 평소 쓰던 4-1-4-1 포메이션과 달리, 3-2-4-1 포메이션은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이 없다. 측면에서 풀백과 윙어의 콤비네이션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맨시티가 새로 시도한 포메이션은 빠른 빌드업으로 샬케 수비진을 흔들며 공격할 때 의미가 있었지만, 샬케의 파이브백은 상대의 빌드업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무관할 정도로 수비적이었다.

후반 13분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퇴장당하는 순간에는 맨시티가 꼼짝없이 패배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타멘디는 골문과 먼 곳에서 귀도 버그슈탈러를 걷어찼다. 맨시티 선수들의 심리적 문제를 다시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때부터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빛나기 시작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타멘디이 퇴장 직후부터 수비적인 교체를 했는데, 그럴 때마다 맨시티의 공격력은 오히려 상승했다. 먼저 다비드 실바를 빼고 센터백 뱅상 콩파니를 투입해 수비 숫자를 맞췄다.

후반 33분 맨시티의 원톱 아구에로가 빠지고 윙어 르로이 사네가 투입되며 그동안 측면에서 뛰던 라힘 스털링이 최전방으로 올라갔다. 최전방에서 버티며 골을 마무리해 줄 스트라이커는 없어졌지만, 그만큼 맨시티 공격이 빠르고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이 교체에 이은 속공이 프리킥을 이끌어냈다. 후반 40분 자네가 완벽한 궤적의 프리킥을 골문 구석에 꽂아넣으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첫 교체 마법을 만들었다.

후반 42분에는 다소 부진했던 케빈 더브라위너까지 빼고 레프트백 올렉산드르 진첸코를 투입했다. 이로써 맨시티 축구의 근간인 다비드 실바, 더브라위너가 모두 없는 채로 막판을 진행하는 꼴이 됐다. 그러나 맨시티는 이번에도 경기력이 향상됐다. 진첸코가 투입되면서 비로소 맨시티의 포메이션은 4-4-1에 가깝게 바뀌었고,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을 통해 역동적인 공격이 가능해졌다. 오른쪽의 실바와 워커, 왼쪽의 자네와 진첸코를 번갈아 활용하면서 스털링이 폭넓게 움직이자 전반보다 오히려 더 샬케 수비가 흔들렸다.

결국 후반 45분, 에데르손 골키퍼의 롱 패스를 받으며 수비진 뒤로 질주한 스털링이 두 번째 공 터치를 슛으로 가져가면서 순식간에 골망을 흔들었다. 테데스코 감독이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승리를 노려봤지만, 아예 공격적인 전술로 전환한 것도 아니고 파이브백을 유지하면서 애매한 교체를 하던 것이 샬케의 화를 불렀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으로 복잡한 교체가 늘 적중하는 건 아니지만, 샬케전에서는 완벽하게 효과를 발휘했다. 너무 복잡한 전술을 들고 나왔다가 제대로 먹히지 않자 점점 간단하고 역동적인 축구로 전환하며 샬케를 흔들었다.

맨시티가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퇴장 당한 오타멘디와 경고가 쌓인 페르난지뉴 모두 2차전에 나설 수 없다는 건 큰 타격이다. 2차전은 3월 13일 맨시티 홈에서 열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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