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김정용 기자= 김보경은 유쾌한 선수로 알려져 있지만 2019년 첫 공식경기를 치른 뒤 밝힌 각오는 결의에 차 있었다.

19일 울산에 위치한 문수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를 치른 울산은 말레이시아 구단 페락을 5-1로 대파했다. 전반 23분 아미줄 아즈한의 자책골을 시작으로 후반 11분과 13분 믹스, 후반 25분 이동경, 후반 42분 주니오의 골이 터졌다. 페락은 후반 종료 직전 터진 나지룰 나임의 골로 영패를 면했다.

김보경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14번을 달고 오른쪽 윙어로 배치된 김보경은 중앙으로 자주 이동하며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동선을 보였다. 페락 선수들을 상대로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 돌파와 볼 키핑을 시도했다. 선제골 상황에서 절묘한 힐 패스로 김태환에게 돌파 경로를 열어줬다. 김보경과 김태환의 호흡이 돋보인 경기였다.

김보경은 일본에 이어 카디프시티, 위건애슬래틱 등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하다 지난 2016년부터 1년 반 동안 전북현대에서 뛰었다. 당시 K리그에서 가장 현란한 발재간을 지닌 미드필더로서 전북의 ACL 우승에 공헌했다. 2017년 여름 가시와레이솔로 이적하며 다시 일본 축구에 도전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반전을 위해 두 번째 K리그 도전을 택했다.

김보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시와 시절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선수가 팀에 적응을 못 할 때는 당연히 안 좋은 소리가 많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볼 때 내가 안일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 울산 올 때는 배수의 진을 친다는 생각으로 왔다. 그래서 오늘 이런(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올해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울산의 우승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김보경의 목표다. “팀적인 목표는 우승컵을 들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도 많이 세우고 왔다 .훈련량이나 컨디션적으로 유럽 진출을 꿈꿨을 때만큼 중요하게 생각해서 준비했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변화를 보여주려고 한다.”

김보경은 특히 국가대표 복귀를 힘줘 거론했다. “일단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대표팀도 가야 한다. 여러가지로 한 스텝, 한 스텝 밟아가려고 생각한다.”

김보경은 청소년 대표부터 탄탄대로를 걸어 A매치 36경기 4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10월 친선경기 이후로 대표팀과 인연이 끊겼다. 일본에서 고전한 시기와 대표팀에서 이탈한 시기가 맞물린다. K리그 복귀를 계기로 경기력과 위상을 되찾겠다는 것이 김보경의 목표다. 이날 대표팀의 최태욱, 김영민 코치가 경기를 관전했다.

김보경은 울산에서 치른 첫 경기에 대해 “울산 올 때 기사가 많이 났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첫 경기 잘 해서 만족한다. 내용 면에서 동료들이 좋은 선수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좋은 호흡을 보인 김태환에 대해서는 “태환이가 내게 맞춰주려고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그래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사전에 태환이가 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그런 움직임이 나온 것 같다. (김도훈) 감독님이 내 장점에 맞게 사이드보다 중앙에서 플레이하라고 요구하셨고, 태환이의 장점은 사이드에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게 훈련에서 많이 나왔다. 내가 가운데에 있다가 사이드로 빠지면 태환이가 뒷공간을 노린다거나 그런 게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보경은 전북 시절과 마찬가지로 선배 선수들이 많고 다들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편안한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다며 성공을 자신했다.

ACL 본선에 진출한 울산은 H조에서 가와사키프론탈레, 상하이상강, 시드니FC를 상대하게 된다. 첫 경기는 3월 6일 시드니 원정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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