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크지슈토프 피옹테크는 AC밀란 이적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득점력을 끌어올렸다. 밀란은 피옹테크 영입 효과를 누리며 4위권 수성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지난 17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베르가모에 위치한 스타디오 아틀레티 아주리 디탈리아에서 세리에A 24라운드를 가진 밀란이 아탈란타에 3-1 승리를 거뒀다. 유럽대항전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아탈란타와의 맞대결이라 더 가치 있는 승리였다. 24라운드 결과 밀란은 승점 42점으로 4위를 유지했고, 아탈란타는 승점 38점에 머무르며 6위로 떨어졌다.

피옹테크가 전반전 추가시간에 선제골을, 후반 16분에 쐐기골을 넣었다. 선제골 장면에서 비상한 득점 감각이 발휘됐다.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의 크로스가 낮게 떨어지자, 피옹테크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왼발을 절묘하게 살짝 대며 골대 구석으로 공을 흘려보냈다. 에트리트 베리샤 골키퍼가 예상하기 힘든 궤적이었다.

지난 1월 밀란으로 이적한 피옹테크는 첫 경기를 무득점으로 마친 뒤 이후 4경기 연속골, 총 6골을 넣었다. 밀란 소속으로 뛴 두 번째 경기였던 코파이탈리아 8강 나폴리전(1월 30일)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세리에A에서 AS로마, 칼리아리, 아탈란타를 상대로 연속골을 넣었다.

피옹테크가 밀란에서 데뷔한 뒤 만난 상대는 2위 나폴리(이하 세리에A 24라운드 순위), 5위 로마, 6위 아탈란타 등 만만찮은 상대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밀란은 어려운 다섯 경기에서 3승 2무를 거뒀다. 이 기간 동안 밀란의 골득실은 경기당 1.8득점 0.4실점으로 이번 시즌 세리에A 평균인 1.46득점 0.92실점보다 공수 양면에서 모두 향상됐다.

피옹테크는 전반기에 제노아에서 13골, 후반기에 밀란에서 4골을 넣어 총 17득점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19골)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코파에서 총 8득점을 기록하며 페데리코 키에사(피오렌티나, 5골)를 따돌리고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가장 유력한 코파 득점왕 후보다. 두 대회를 합산한 시즌 득점은 25골이다.

25골을 몰아치는 동안 어시스트는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이 이채롭다. 피옹테크는 제노아에서 경기당 패스 성공률은 75.4%로 다소 낮았고 동료의 슛을 이끌어낸 패스(키 패스)는 경기당 평균 0.7회였다. 좀 더 공격적이고 주위에 동료가 많은 밀란에서 패스 성공률은 85.7%로 높아졌으나 경기당 패스 숫자는 떨어졌고, 키 패스도 경기당 0.5개로 줄어들었다. 철저하게 득점에만 집중하는 공격수의 모습이다.

피옹테크는 밀란에서 뛴 세리에A 4경기 동안 경기당 슈팅 2.8회로 4골을 뽑아냈다. 제노아 시절의 경기당 슈팅 4.1회보다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득점력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경기력이 여러모로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밀란의 피옹테크 영입은 무리수가 될 위험이 높았다. 전반기에 보유하고 있던 곤살로 이과인이 훨씬 명성이 높고, 할 줄 아는 플레이도 다양한 스타 공격수였다. 그러나 이과인이 구단과 불화를 겪으며 경기력가지 떨어졌다. 밀란은 이과인을 곧 완전영입하겠다며 유벤투스와 구두로 맺은 ‘신사협정’을 어겨가며 임대를 조기 종료시켰다. 피옹테크가 세리에A 득점왕 출신인 이과인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지 당시로선 미지수였다.

겨우 20여 일만에 피옹테크 영입은 성공작으로 판명 나는 분위기다. 공격 루트가 확실하지 않은 밀란은 피옹테크처럼 상대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경기 내내 득점 욕심을 부리는 선수가 필요했다. 피옹테크는 루카스 파케타(2회), 로드리게스, 하칸 찰하노글루, 디에고 락살트 등 다양한 동료의 어시스트를 받았다. 패스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뜻이다.

피옹테크와 함께 영입된 브라질 유망주 미드필더 루카스 파케타는 1골 2도움을 올리며 밀란 중원의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전반기보다 한층 강해진 밀란은 4위 이상으로 시즌을 마쳐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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