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은 편안하지 않은 전술 속에서 자신의 결정력으로 어떻게든 선제골을 만들어냈고, 토트넘홋스퍼의 대승을 이끌었다.

14일(한국시간) 영국의 웸블리 스타디움에 위치한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토트넘이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3-0으로 꺾었다. 후반 2분 손흥민, 후반 38분 얀 베르통언, 후반 41분 페르난도 요렌테가 득점했다.

토트넘은 3-4-1-2 포메이션으로 선수들을 배치하고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를 투톱으로 배치했다. 두 선수 모두 스트라이커보다 윙어가 원래 포지션이다. 역습을 할 때 두 선수의 유기적인 플레이, 빠른 침투와 드리블을 활용할 수 있는 배치다.

전반전 토트넘의 공격 전술은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토비 알더베이럴트 등 수비수들이 자주 시도하는 롱 패스가 무의미하게 도르트문트 수비수들에게 흘러갔다. 부상당한 해리 케인, 벤치에 앉아있던 요렌테 등 볼 키핑 능력을 갖춘 장신 공격수가 없어진 상태에서 도르트문트가 수비 배후 공간을 내주지 않자 토트넘 투톱 모두 경기에 관여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전 동안 두 팀 골키퍼를 포함해 공을 가장 적게 잡았을 정도로 고전했다. 스스로 돌파해 시도한 슈팅 하나를 빼면 문전에서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이 경기 양상을 흔들었다. 얀 베르통언이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의 빌드업을 저지했고,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베르통언이 크로스했다. 수비 사이로 절묘하게 대각선 침투를 한 손흥민이 노마크 상태에서 오른발을 살짝 대는 발리슛으로 득점했다. 핸드셰이크 골 세리머니의 파트너는 세르주 오리에였다.

왼쪽에서 토트넘이 공을 따낼 때, 모우라와 손흥민 모두 왼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며 팀 플레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베르통언의 크로스가 날아오기 직전 손흥민이 수비수들의 시선을 피해 재빨리 문전으로 파고들었다. 손흥민의 골대 앞 움직임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 골로 경기 양상이 조금 더 역동적으로 변했고,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공격진에게 한층 편한 환경이 조성됐다. 손흥민은 절묘한 퍼스트 터치로 상대 미드필더 토마스 델라니의 경고를 이끌어내고, 문전으로 꾸준히 쇄도하며 사실상 원톱 같은 플레이를 했다.

도르트문트가 수비라인을 올릴수록 토트넘이 유리해졌다. 원래 센터백이지만 이날 왼쪽 윙백으로 출장한 베르통언이 크로스를 잘 받아 넣으며 점수차를 벌렸다. 꾸준히 코너킥을 얻어낸 토트넘은 교체 투입된 요렌테의 제공권을 활용해 쐐기골까지 만들어냈다.

홈에서 세 골 차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3월 6일 열릴 원정 2차전을 크게 유리한 상황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승리의 발판을 놓은 손흥민은 후반 45분 에릭 라멜라와 교체되며 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경기 중에나 끝난 뒤에나 동료들 사이에서 가장 앞장서 기쁨을 나누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행복 바이러스’ 역할도 이어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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