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가고시마(일본)] 김정용 기자= 최영준은 자신감을 밝힐 때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2일 종료된 전북현대의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 현장에서 최영준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최영준은 2011년 경남FC에서 데뷔해 군복무를 제외하고 약 6년 동안 활약했다. 2017년 K리그2(2부) 최고 미드필더로 발돋움했고, 2018년에는 K리그1에서도 정상급이란 평가를 받았다. 전북 이적은 최영준의 기량을 더 널리 알릴 계기다. 최영준은 자신 있다고 했다.

 

- 전북 훈련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모두 좋은 선수고, 좋은 능력을 가졌지만 와서 부딪쳐 보니 이동국이 다르다. 연륜과 클래스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아부하는 건 아니고(웃음), 실제로 느낀 걸 말씀드리는 거다. 나이가 들면서 여유가 생기신 것 같더라. 상대팀으로 있을 때도 좋은 선수인지는 알았다. 한 팀에서 훈련을 하거나 연습경기를 할 때 남다른 모습을 자주 본다. 공을 일단 투입하면 빼앗기지 않고 연계를 해 낸다. 마무리 능력도 알다시피 좋다. 놀랍다.”

 

- 경남에서 김종부 감독과 함께 한 2년을 통해 K리그 최고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전북 이적을 계기로 더 성장하고 싶은 면이 있다면?

“한 번 더 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경남에서는 늘 수비부터 하고 그 다음 공격을 생각해야 하는 위치였다. 그런데 전북의 상대팀들은 수비에 치중하고, 나는 공격을 신경 써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그때 미흡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다. 만약 미흡한 모습을 보인다면 빨리 개선하고 싶다.”

 

- 전북 선수들에게 물었더니 ‘최영준이 생각보다 공을 잘 차고, 패스 루트를 잘 찾는다. 수비 전문이 아니더라’라고 말한다. 패스 능력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나?

“욕심 있다. 선수가 팀 컬러에 맞춰야하다 보니 경남에서는 수비를 우선시했고, 전북에서는 공격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최영준, 수비만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 경남은 역습이 빠른 팀이었다. 빠른 역습은 최영준의 패스 덕분이었나?

“맞다(웃음). 내 덕이 컸다. 물론 선수들도 같이 해 줬고 감독님 전술도 있어서 내가 함께 빛날 수 있었다. 내가 공을 빼앗고 잘 전개했다는 건 자부한다. 그걸 득점 기회로 만들고, 잘 마무리해준 동료들이 있어서 매 경기 골을 넣을 수 있었다.”

 

- 김종부 감독과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로 보이는데.

“모라이스 감독은 빌드업을 중요시한다. 요즘 대표팀 경기를 보면 전북과 비슷해 보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편안하게 해 주면서 사이드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전북 이적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 조금 지겨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국가대표 발탁 여론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은 대표팀 욕심이 없다. 전북에 적응하고 잘 하는 게 먼저지, 이적을 계기로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높인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주위에서 자꾸 대표팀 이야기를 해서 힘들더라. 신경 안 쓰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이 기대하게 되고, 그러다 실망하는 과정이 되풀이되니까. 울산 훈련(작년 12월)에 발탁되지 않았을 때 결정적으로 마음을 접었다. 물론 발탁 가능성을 배제한다는 게 아니다. 잊고 지내는 게 선수로서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기량을 발전시킨다면 어떤 기회든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다.”

 

- 경남 선수들, 팬들과 얼굴 붉히지 않고 이별했다. 경남 선수들에게서 ‘보고 싶다’는 연락은 자주 오나?

“경남은 멀리서 응원하고 있다. 선수들과 연락도 자주 한다. 그런데 내 빈자리를 느낀다거나 보고 싶다고 하진 않더라. 박지수, 말컹의 빈자리를 걱정할 뿐 내 자리는 걱정 안 하는 것 같다. 그나마 우주성이 연락 할 때 ‘형의 빈자리가 커요’라고 말 해준다. 경남을 응원하는 입장에서 실제로 내 공백 없이 지금 선수단이 잘 해줬으면 좋겠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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