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이부스키(일본)] 김정용 기자= 포르투갈 지도자가 이끄는 두 팀, 한국 A대표팀과 전북현대는 비슷한 축구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전북은 일본의 이부스키에 위치한 이와사키 호텔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30일 블라우브리츠아키타(J3리그)에 2-1로 승리하며 친선경기를 3전 전승으로 마쳤다. 올해 부임한 모라이스 감독의 축구 철학이 전북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단계다.

선수들은 모라이스 감독의 스타일이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낮에는 훈련을 소화하고, 저녁에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시청하면서 비슷한 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공격수 이동국, 미드필더 최영준, 수비수 홍정호와 이주용의 말이 모두 비슷했다.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님 때와 달리 지금은 세밀한 플레이와 빌드업을 강조한다. 새로운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적응된 뒤에는 더 내용 좋은 축구를 팬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정호는 더 직접적으로 “대표팀에서의 벤투 감독님 축구를 보면, 제가 벤투 감독님 아래서 축구를 해 보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축구를 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전북의 훈련 방식이 큰 폭으로 달라질 것은 예고된 바였다. 최 감독 시절 전북은 선수들끼리 갖는 연습경기가 훈련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전술적 지시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최 감독의 특징이었다.

반면 모라이스 감독은 포르투갈 지도자들이 대부분 쓰는 ‘전술 주기화’ 방법론에 따라 훈련을 진행한다. 전술 주기화는 주제 무리뉴 감독의 성공비결로 유명하다. ‘무리뉴의 오른팔’이었던 모라이스 감독이 구사하는 건 자연스런 일이다. 또한 경기 방식에 있어서도 치밀한 간격 유지, 모든 선수가 늘 공의 흐름을 주시하며 위치선정을 바꾸도록 하는 점 등 최 감독과 여러모로 차이를 보인다.

전술적 콘셉트 측면에서도 포르투갈 지도자들은 팀 전체의 짜임새를 유독 중시하는 편이다. 벤투 감독과 모라이스 감독은 큰 틀에서 비슷한 전통을 물려받은 감독들이라고 볼 수 있다.

벤투 감독에 비해 모라이스 감독이 더 유연하다는 건 차이점이다. 김신욱은 “벤투 감독에 대해 듣기로는 고집이 세다고 하던데, 모라이스 감독님은 아니다. 훈련은 포르투갈식으로 하되 실전에서는 전북이 잘 해 온 것들도 시도할 거라고 하셨다. 긍정적이시다”라고 말했다. 모라이스 감독 스스로 “전북의 공격적인 색깔을 유지할 것이다. 내 축구와 전북 축구를 조화시킬 것”이라고 말한 점도 유연한 전술 운영을 기대하게 한다.

이동국은 전북이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시행착오를 통해 가장 잘 맞는 옷을 입어야 하는데,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원하는 스타일이 나올 수 있을 거다. 아마도 팬들이 볼 때 처음에는 답답할 수 있겠지만 나중에는 보기 좋고 질이 높은 축구가 될 것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