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프로축구선수라는 완생을 향한 미생들의 꿈이 비리 논쟁으로 인해 얼룩지고 있다. K리그2 대전시티즌의 이야기다. 대전광역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젊은 꿈들만 희생당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고위 관계자는 ‘풋볼리스트’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전시티즌의 선수 선발 비리 논쟁에 대해 이번 주 내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 대전이 실시한 선수 선발 공개 테스트에서 펼쳐진 일이 출발점이다.

대전의 공개 테스트는 기존의 선수 선발 테스트와 달랐다. 당초 예정되어 있지 않았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숨겨진 옥석들을 제대로 찾아보자는 의도로 추진됐다. 대전은 ‘프로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과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한 선수 선발 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해 마련된 기회’라고 했다.

284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88명을 서류심사로 선발하고 2차 실기테스트에서 15명을 최종 후보로 선발했다. 이들은 통영에서 개최되고 있는 대전의 전지훈련에 참가해 최종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미생들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들 중 몇 명이 선발될지 아무도 모른다. 정해진 것은 없다. 대전은 올 시즌 선수단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선수 선발 공개 테스트를 통해 숨겨진 자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코칭스태프들은 매의 눈으로 이들을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잡음이 나왔다. 지난 18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제보자에 의해 입수된 '대전시티즌 공개테스트 채점표' 일부를 공개했다. 심사위원들이 평가점수대로 선수를 선발하지 않고, 점수를 사후 조작해 했다는 것이 골자다.

2차 실기 테스트를 통해 선발된 15명 중 일부의 성적이 사후에 고쳐진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것이 시민연대의 주장이다. 이들이 입수한 채점표를 보면 총 7건의 채점이 수정되었으며, 여기에는 의혹을 받고 있는 2명의 선수 채점표가 포함되어 있다.

구단 안팎의 사정은 심상찮다.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정의당,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대전시당 등이 각각 논평을 내고 시민의 혈세가 지원되는 만큼 철저한 의혹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정쟁으로 흐르는 양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진상 규명은 필요한 상황이다. 팬들 역시 공개 성명을 내고 구단의 명확한 해명 혹은 조사를 촉구했다.

대전 구단은 다소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프로 무대를 꿈꾸는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구단은 숨겨진 옥석을 찾으려는 의도로 시작했기에 어느 때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도록 노력했다”며 “좋은 의도로 만든 기회가 왜곡되고, 결과적으로 젊은 꿈들만 희생 당하는 것이 아닐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대전의 테스트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최종 계약까지 이어지는 선수가 있을지는 공정한 평가로 판단할 것이라는게 구단의 설명이다.

대전광역시는 의혹을 명백히 가리기로 했다. 선수 공개 선발 채점표 수정과 관련, 22일 경찰 수사를 통해 살펴보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적절한 대처를 통해 바로잡는다는 입장이다. 대전은 지난 시즌 1부리그 승격의 꿈과 가까이 다가갔지만 좌절했다. 새 시즌은 초반 부터 논란에 휘말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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