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박항서 베트남 감독의 애제자 중 한 명인 응우옌 꽝하이가 멋진 프리킥으로 생존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알아인에서 열린 ‘2019 UAE 아시안컵’ D조 최종전에서 베트남이 예멘에 2-0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은 앞선 경기 2연패로 탈락 위기에 빠져 있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예멘을 꺾으며 1승 2패(승점 3), 골득실 -1 상태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조 순위는 3위다. 각조 3위 중 4팀에 주어지는 16강 진출권(일명 와일드카드)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베트남은 현재까지 조별리그를 마친 4개 조의 3위팀 중 성적이 세 번째다. 17~18일에 열릴 E조와 F조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전반 38분 나온 꽝하이의 선제골이 백미였다. 베트남이 앞선 두 경기에서 넣은 필드골은 단 1골에 불과했다. 빈공에 시달리던 베트남은 대회 최약체 중 하나라던 예멘을 상대로도 딱히 우세한 경기를 하지 못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최강을 노리는 지위로 올라섰지만, 아시아 대회의 높은 벽이 베트남을 가로막고 있었다.

꽝하이의 골은 프리킥을 통해 터졌다. 직접 프리킥을 차기에 약간 멀지만, 강한 킥력을 가진 선수라면 득점을 노릴 만한 위치였다. 오른발잡이 르엉쑤언 쯔엉보다 왼발잡이 꽝하이에게 어울리는 위치였다. 꽝하이가 감아 찬 공은 프리킥 궤적의 정석을 그리며 골문 구석에 꽂혔다. 베트남 황금세대의 테크닉을 모처럼 증명한 장면이었다.

베트남은 후반전에도 예멘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내주는 등 쉽지 않은 경기를 했지만, 베트남 특유의 유기적이고 기술적인 공격이 결정적으로 한 번 통했다. 후반 19분 공격수 판반득이 도훙중, 응우옌 티엔렌과 예술적인 삼각 패스를 주고받으며 예멘 수비에 균열을 만든 뒤 질주하다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 킥을 응옥 하이가 성공시켜 베트남이 점수차를 벌렸다.

베트남은 그동안 만날 기회가 적었던 중동 국가 세 팀과 한 조에 편성됐다. 이란, 이라크를 상대로 연패를 당했지만 비교적 약체인 예멘을 잡으며 자존심을 지켰다. 박항서 감독은 16강 진출만 달성해도 성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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