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의 전술적 화두는 상대팀에 측면 공간을 내주지 않는 것이다. 두 경기 연속 파이브백을 상대한 한국은 대회 분위기 속에서 유독 고전한 팀이다.

14일(한국시간) 아시안컵 조별리그가 3분의 2 진행됐다. 총 24경기가 열렸고, 48가지 선발 포메이션이 쓰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기록에 따르면 여전히 대세는 4-2-3-1 포메이션이었다. 4-2-3-1은 우승후보 한국, 일본, 호주 등 강팀을 비롯해 ‘돌풍의 팀’ 요르단 등 강팀들이 주로 쓰는 포메이션이었다.

특이한 건 두 번째로 많이 쓰인 포메이션이 5-4-1이었다는 점이다. 4-2-3-1이 17회, 5-4-1이 8회 쓰였다. 4-4-2가 7회, 4-1-4-1이 6회, 4-3-3이 3회 쓰이며 뒤를 이었다. 파이브백 및 스리백 계열 포메이션은 5-4-1, 5-3-2, 3-4-3, 3-5-1-1 등 모두 합쳐 12회 쓰였다.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약체에 속하는 팀들조차 세계적인 명장을 선임하면서, 아시안컵은 전술의 각축장이 됐다. 명장들의 기준에 선수들의 능력이 미치지 못할 경우, 수비부터 탄탄히 하기 위해 5-4-1 등 수비적인 전략을 쓰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한국이 속한 C조는 중국이 한 차례, 키르기스스탄이 한 차례, 필리핀이 두 차례 스리백 계열 전술을 썼다. 정확히 절반이나 되는 스리백 사용 비율이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달갑잖은 유행이다.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미드필더와 윙어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의 좌우 폭을 좁혀놓은 다음 오버래핑하는 풀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곤 했다. 그러나 파이브백은 포백보다 더 좌우로 넓은 수비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이 빠르게 공격 방향을 전환한다 해도 상대 측면에서 빈 공간을 찾기 어렵다. 이 점은 특히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홍철의 오버래핑이 잘 통하지 않았던 이유였다.

가장 극적인 예는 태국이다. 태국은 4-2-3-1로 치른 첫 경기에서 패배하자 감독 교체라는 강수를 뒀고, 5-4-1 포메이션으로 바꾼 두 승리를 거뒀다. 월드컵 이후 과도기에 열리는 아시안컵은 많은 참가팀의 전술 완성도가 떨어지는 대회다. 5-4-1과 같은 수비적 전략은 일시적으로 실점 가능성을 낮추고 속공 위주로 실리를 취하기에 적합하다.

벤투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물러나 지키기보다 팀 전체가 대형을 유지하며 경기장 전체를 장악하려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축구를 상대로 5-4-1은 공략하기 가장 까다로운 수비 전술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 5-4-1 포메이션으로 나온 약체를 잘 공략하지 못했고, 한 골 차 신승을 거뒀다.

한국은 좌우를 크게 흔드는 경기 운영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걸 염두에 두고 대회에 임할 필요가 있다. 5-4-3, 5-4-1 등 파이브백 계열 포메이션은 좌우로 폭이 넓은 대신 공수 간격이 좁다. 한국은 상대 수비를 앞으로 끌어낸 뒤 배후 공간을 노릴 때 효과를 보곤 했다. 상대에 맞는 공략법이 요구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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