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세계 최고의 축구 경기가 펼쳐지는 영국에서 웃지 못 할 사건이 펼쳐졌다. 여자축구는 종주국에서도 아쉬운 현실 속을 달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찰턴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우먼스와 찰턴애슬레틱 우먼스의 FA 우먼스 챔피언십(2부리그) 경기가 펼쳐졌다. 올해 창단 후 2부리그에 참가 중인 맨유는 무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찰턴과의 경기 중 전반 11분 찰턴의 수비수 샬럿 커가 동료 골키퍼와의 충돌로 쓰러졌다.

양팀 의료진이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지만 구급차가 없어서 부상자를 이송할 수 없었다. 구급차를 호출했지만 쓰러진 후 30분이 지난 시점에야 도착했다. 영국 여자프로축구 규정 자체에 구급차가 빠져 있었기에 홈 경기를 관장한 찰턴은 구급차를 준비하지 않았다. 

영국 축구협회 규정상 여자 프로축구에서 홈 팀은 경기 개최를 위해 구급약품, 들것, 목발, 응급용 산소통 등이 구비되어야 한다. 구급차는 규정에 없다. 구급차를 구비할 경우 추가 비용이 소요되기에 일부 구단들은 찰턴처럼 구급차를 구비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다행히 샬럿은 이송 후 큰 이상 없이 의식을 회복했고. 하지만 양팀과 심판진은 경기를 중단하고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찰턴은 경기 후 성명을 통해 “부상 후 처치에 도움을 준 맨유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샬럿의 상태는 정밀검사 후 추후 알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영국 축구협회는 샬럿의 쾌유를 비는 한편 “찰턴과 맨유의 경기에서 펼쳐진 일을 심판진의 보고서를 통해 파악할 예정이다. 경기 당사자인 양 팀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여자 프로축구에서 구급차의 부재로 경기가 지연되거나 취소된 적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맨체스터시티와 에버턴의 축구 경기에서 한 선수가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규정상 구급차는 구비되지 않았고, 부상 발생 1시간이 지난 후에야 병원으로 향할 수 있었고 경기는 취소됐다.

한편, 영국 여자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는 첼시의 지소현, 웨스트햄의 조소현 역시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 대회를 누빈다. 남자 프로축구에는 구급차가 규정상 필수 구비 사항이지만 여자 프로축구에서는 제외되어 있다. 현지에서는 해당 규정의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찰턴애슬레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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