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현대는 성장 가능성보다 ‘클래스’에 중점을 두고 선수 영입을 한다. 김도훈 감독의 성향이다.

울산은 공격수 주민규, 미드필더 김성준 영입에 근접했고 김보경 역시 영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규와 김성준은 이변이 없다면 3일경 영입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김보경 역시 영입을 추진 중이다.

앞서 울산은 국가대표 수비수 윤영선의 영입을 결정했다. 이로써 최전방, 2선, 센터백까지 팀의 핵심이 되는 포지션을 두루 보강했다. 반면 미드필더 이영재, 윙어 김승준은 경남FC 이적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의 영입과 방출에는 일정한 흐름이 보인다. 영입은 검증된 선수를 대상으로 한다. 윤영선, 김성준, 김보경은 국가대표까지 갔던 선수들이다. 주민규는 이들에 비해 경력이 화려하진 않지만 2017년 상주상무 소속으로 K리그 17골 6도움이라는 돋보이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 국내파 스트라이커 중 FA(자유계약 대상자) 최대어다. 반면 2015년 울산에 신인으로 입단해 24세가 된 두 유망주를 포기했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남은 20대 중반 선수 대신 20대 후반에서 30대가 된 선수를 영입했다.

울산이 선수의 성장 가능성보다 과거에 찍었던 정점을 더 중시하는 데에는 김 감독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김 감독은 선수의 최대 능력이 이미 검증됐을 경우 여기에 큰 기대를 거는 성향을 갖고 있다.

울산은 작년 여름에도 이근호, 에스쿠데로를 영입한 바 있다. 모두 K리그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다. 에스쿠데로가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출장 기회를 준 점 역시 ‘언젠가 과거 FC서울에서 보였던 모습을 재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전 중에서도 박주호 등 검증된 선수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었다.

이런 영입, 기용 방침은 실패 위험이 비교적 낮고, 전술 구성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망주들은 변수가 많고, 성장하기에 따라 예상과 다른 선수가 되어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반면 베테랑들은 장단점이 충분히 파악된 상태에서 영입되므로 절정의 컨디션을 되찾아줄 수 있다면 쉽게 전력에 보탬이 된다.

다만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오히려 하락세를 걱정해야 한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점이다. 새로 영입된 스타급 선수들 중 꾸준히 활약을 이어 온 건 윤영선 정도다.김성준(11경기)과 주민규(14경기)는 지난해 부상으로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김보경 역시 지난해 소속팀 가시와레이솔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기 때문에 국내 복귀를 타진하는 상황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울산이 작년부터 K리그 이적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팀인만큼 영입 선수의 명성도 최고다. 다만 그 선수들이 우리가 아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의문을 표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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