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한국은 코칭 스태프가 8명이나 된다. 역대 최대 규모인데다 역대 가장 전문화된 코칭 스태프다.

한국은 지난 9월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 ‘벤투 사단’ 코치 4명을 더 고용했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코치다. 여기에 한국인 선수들과 가교 역할을 할 최태욱 코치, 김영민(마이클 김) 코치가 처음부터 합류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선수들의 컨디션 향상을 위해 주제 에르쿨라누 스포츠 과학 전문가까지 합세했다.

‘벤투 사단’은 느슨한 분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크게 보면 코스타 수석코치가 공격, 쿠엘료 코치가 수비 전문이다. 그러나 각 분야는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의사소통하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체력, 기술, 전술, 정신력 훈련을 모두 통합하는 것이 포르투갈 지도자들의 공통점이다. 벤투 감독이 주재한 회의를 통해 팀의 전술적 지향점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파악한다. 각 코치가 의견을 내 가며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벤투 감독의 전술적 특징은 딱히 없다. 유럽에서 온 소위 ‘선진 지도자’지만 세계 축구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물은 아니다. 신태용 전 감독은 다양한 포메이션 변화를 통해 팀의 역량을 극대화하려 했지만 벤투 감독은 아직까지 포백, 원톱, 윙어 활용에 기반을 두고 지난 20여 년 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평범했던 축구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전임 감독들, 특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과 달라진 건 전문성이다. 경기 분석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한국의 현 상태와 상대방의 약점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점유율을 높이고 싶다면 ‘점유율을 높여라’라고 지시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과 목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세밀한 훈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코치 1명만 대동하고 입국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다.

전임 감독 시절과 비교하면 두 가지 측면에서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 먼저 체력, 컨디션 관리 능력이 개선될 수 있다. 한국은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예방접종 논란, ‘2015 호주아시안컵’ 도중 식중독 사태, ‘2018 러시아월드컵’ 직전 급히 시도한 파워 프로그램 등 주요 국제대회를 앞두고 체력 관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에도 전문적인 체력 관리가 이뤄지긴 했지만 대회 직전 담당 코치가 급히 충원되는 등 꾸준히 준비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아시안컵 대표팀은 현재까지 잡음 없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전술 콘셉트를 실제로 그라운드에 구현하는 능력도 기존과는 달라져야 한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 시절 한국은 무의미한 점유율만 높이다 역습 능력을 갖춘 상대를 만나면 무기력한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벤투 감독이 한국의 경기 운영을 더 지능적이고 효율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가 아시안컵의 관건이다.

7명으로 상시 운영되다 대회를 앞두고 8명으로 늘어난 한국의 코칭 스태프는 역대 최대 수준인 동시에 이번 대회 참가팀 가운데서도 가장 체계적이고 규모가 크다. 이들의 합리적인 훈련과 전술이 한국의 ‘마지막 퍼즐’이 될지 주목된다.

한국은 내년 1월 1일(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갖는 마지막 평가전을 통해 본선을 준비한다. 대회 개막은 6일이며, 한국은 7일 필리핀과 C조 첫 경기를 갖는다. 이후 키르키스스탄, 중국을 차례로 상대한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와 대한축구협회의 합의에 따라 뒤늦게 합류,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 가능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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