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내부에 문제점이 많은 것을 봤다.”

 

FC서울은 지옥에서 보낸 2018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울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부산아이파크와 한 ‘KEB 하나은행 K리그 승강PO 2018’ 2차전에서 1-1로 비기면서 잔류에 성공했다. 1.2차전 합계에서 4-2로 앞서면서 악몽의 끝에서 되돌아왔다. 0-1로 뒤지던 후반 44분에 박주영이 골까지 넣으면서 팬들의 마음에도 어느 정도 위로할 수 있었다. 시즌 중에 감독을 두 차례 바꾸고도 강등 위기에 몰렸던 서울은 마지막 순간에 살아남았다.

 

잔류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서울은 갑자기 위기를 겪은 게 아니다. 서울은 지난 시즌 5위를 차지하고도 세대교체 중에 나올 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었다. 1년만에 그 판단이 얼마나 안일한 것이었는지 증명됐다. 서울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축 선수들은 나이를 먹고 있고 그 선수들을 대체할 선수는 충분하지 않다.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냉정하지 못한 일 처리는 화를 불렀다. 지난 5월 황선홍 감독이 자진 사임한 이후에 경험 많은 감독이 아니라 이을용 감독대행을 선택했다. 이 대행은 서울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으나 감독 경험은 거의 없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를 노리겠다던 서울은 이 대행을 선택하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결국 10월에 최용수 감독을 다시 선임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력도 문제다. 서울은 올 시즌 내내 부진했다. 좋은 경기를 하고도 승점을 얻지 못한 게 아니다. 원정팀이 꺼렸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사라졌다. 올 시즌 초반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던 이근호는 “서울을 많이 이겨봤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 서울엔 자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긴 부상을 떨치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하대성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예전에는 여기 오면 비기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우리를 꼭 잡고 가려고 한다.” (하대성)

 

최 감독은 9일 잔류를 결정 지은 뒤 “내부의 많은 문제점을 봤다. 서울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서는 (구단과)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해야 한다. 선수 구성면에서도 내 주관적 입장에서는 조금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라며 “이런 상황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할말은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강명원 단장도 최 감독과 보조를 맞췄다. 그는 “최 감독과 많이 싸울 수밖에 없겠다”라며 웃으면서도 “우리가 돈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예전과는 달리 조금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던 것 같다. 돈을 쓸 때는 제대로 쓰고 쓰지 않을 부분에는 쓰지 않아야 하는 데 그게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선수단 보강과 함께 선수단 관리도 개선해야 한다. 서울은 올 시즌 내부 문제가 바깥으로 불거지기도 했다. 이 대행은 박주영이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한다고 했었는데, 박주영은 SNS를 통해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라고 말하며 맞섰다. 박주영은 승강PO를 마친 뒤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이 내세운 목표는 ACL 티켓 확보다. 최소 리그 3위 안에 들어야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현재 서울은 중위권 전력 정도를 갖추고 있다. 선수 보강을 잘해야 하고, 선수들 목표 의식도 새롭게 해야 한다. 무너진 체계를 다시 세우면서 경쟁까지 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옥에서 보냈던 2018시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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