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상주] 김정용 기자= 김태완 상주상무 감독은 감독 데뷔 후 강등권으로 떨어질 확률이 100%지만, 살아남을 확률도 100%인 감독이다. 감독 2년차 만에 두 번 잔류 싸움을 했고, 작년보다는 수월하게 생존했다.

1일 경상북도 상주시에 위치한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8라운드에서 상주상무가 FC서울을 1-0으로 꺾었다. 상주는 정규리그를 10위로 마쳤다. 서울을 11위로 끌어내려 승강 플레이오프로 보냈다.

경기 후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은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행운도 따랐고, 간절하게 열심히 한 것이 결과로 나타났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어려운 시기에 위기를 함께 극복해 준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된 서울과 최용수 감독에 대해 “최용수 감독이 동창인데. 국내축구에 없다가 다시 와서 힘든 시기에 팀을 맡아 힘든 줄은 안다. 서울이 이렇게 놓일 팀이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잘 극복하라고 하고 싶다. 나도 극복했으니 친구도 극복할 거라 믿는다”라고 격려를 보냈다.

김 감독은 선수들 대신 포상휴가를 건의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부대장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포상, 무조건 포상이다. 4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K리그에서 살아남으려고 선수들 모두 애썼다. 하나 돼 열심히 했다. 최소 10일은 휴가를 주셔야 조금이나마 보상이 될 것 같다. 강력하게 건의하고 싶다.”

김 감독은 경기 전에도 뒤에도 농담을 섞어 가며 편하게 이야기했다. 살벌한 잔류 싸움을 온몸으로 겪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10위하고 헹가래 받는 감독 나밖에 없을 것 같다. 던지고 안 받을까봐 걱정했다. 내가 요즘 체중이 좀 불었다. 던지느라 힘들었을 텐데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 여유가 상주와 서울의 차이였다. “맞다. 작년에도 마지막 인천 경기 때 자력으로 올라가려면 승이 필요했는데, 선수들이나 나나 서둘렀다. 오늘도 이겨야 하는 경기였지만 서둘지 않고, 인내를 갖고 차분하게 준비했던 게 경기장에서 그대로 나왔다. 실점 안 하면 기회가 한 번 올 것 같았다. 공격에 치중하기보다, 어차피 우리가 수비 안정돼 있으니 그대로 나간 것이 효과를 봤다.”

김 감독은 내년에 좀 더 쉽게 잔류하고 싶다며 “들어온 지 이제 6개월 정도 된 선수들까지 하나 되려 노력해 준 것 고맙다. 이제 동계훈련을 통해 이 전철을 밟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쨌든 팀이 하나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이 그러려 노력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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