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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J] 르포 | ⑦ 이니에스타 굿즈, 공장 풀가동해도 매주 '완판'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11.16 10:01

[풋볼리스트] J리그는 활황이다. 2017년, J1리그부터 J3리그에 속한 총 54개 클럽의 매출은 1,106억 엔(한화 약 1조 1,129억 7,000만 원)이다. 장사가 잘 되고 팬들이 많기에 구단과 지자체가 손을 잡고 전용구장을 건설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한때 거품이 빠지며 고전했던 J리그는 어떻게 중계권을 2조 1천억 원(10년)에 팔았고, 또 어떻게 지역밀착을 통한 마케팅으로 수익을 올렸을까? 과연 J리그 수뇌부와 그 파트너들은 어떤 계획을 실행해 왔으며, 향후에는 어떤 실행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풋볼리스트'는 수많은 질문을 들고 간토와 간사이로 향했다. <편집자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굿즈(관련상품을 의미하는 일본식 표현)를 담당하는 구로카와 가즈요 씨는 한국에서 이니에스타와 비셀고베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되는지 기자에게 되물었다. 이니에스타를 영입한 뒤 고베의 영업 대상은 지역을 넘어 일본, 일본을 넘어 전세계가 됐기 때문이다.

고베는 J리그에서 명문도, 인기 구단도 아니었다. 역대 최고 순위가 2016년의 7위다. 보통 중하위권이었다가 최근 중상위권 팀으로 성장했지만, 올해는 32라운드 현재 12위에 머물러 있다. 쉽게 말해서 ‘보통 팀’이다. 독일 대표 출신 루카스 포돌스키가 지난해 영입됐지만 팀의 위상을 바꿔놓지 못했다. 올해 여름까지는 그랬다.

고베는 올해 7월, 이니에스타가 선수 경력 말년을 보낼 팀이 되면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니에스타의 급여는 1년 300억 원 수준이다. 고베가 부담할 수 없는 돈이었다. 고베의 모기업이자 최근 스포츠 마케팅에 열심인 글로벌 유통 기업 라쿠텐, 역시 고베에 근거지를 둔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가 모두 돈을 내 이니에스타 영입에 힘을 보탰다. 아식스는 이니에스타와 후원 계약을 따로 맺기도 했다. 

J리그는 스타 마케팅 경험이 많다. 1993년 출범 당시에도 지쿠, 둥가, 개리 리네커, 미카엘 라우드럽 등 당시 세계적인 스타들을 대거 영입해 리그의 가치를 높이려 시도했다. 이니에스타 영입은 그 성공담의 최신 버전이다. 고베 구단은 이니에스타 효과를 얼마나 누리고 있으며,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구로카와 머천다이즈 부장, 가메야 나오유키 영업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고베의 스타 마케팅 현황을 알아봤다.

▲ 스타 선수 활용법

고베는 기본적으로 이니에스타와 포돌스키를 모든 광고의 전면에 내세운다. 고베 지역을 넘어 일본 전체의 인기 구단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팬들이 비셀고베를 모르는 상태에서도 이니에스타, 포돌스키가 이 팀에 있다는 걸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두 선수는 각종 홍보 활동에 참여한다. 인터뷰 이틀 전(10월 28일) 시즌권자 초청 파티가 열렸는데, 이니에스타와 포돌스키 모두 참석했다. 가메야 씨는 “유명 선수도 팀의 일원이므로 지역 활동에 참여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이니에스타는 이적한 지 얼마 안 됐고, J리그 적응이 우선이므로 축구에 전념하게 했다”고 밝혔다.

 

▲ 관중 증대 효과

이니에스타 영입 전 평균 관중은 18,000명 정도였다. 영입 이후에는 25,000석이 꽉 차거나, 이니에스타가 안 나오는 날에도 24,000명 정도는 들어찬다. 예전에는 경기장 일부를 통천으로 가리거나 좌석의 20%까지 초대권을 뿌려서 만석에 가깝게 만들려 노력했지만 지금은 “티켓을 내놓자마자 팔리니까” 다 없앴다. 이니에스타와 페르나도 토레스가 맞붙는 사간도스전(11월 10일, 0-0) 일반석은 예매 시작 90분 만에 매진됐다.

관중의 고령화가 J리그의 고민이었다. 이니에스타는 해외 축구를 더 좋아하는 젊은이들을 팬으로 끌어들였다. 관중석이 젊어졌다. 한국, 중국, 나아가 유럽과 남미 등 전세계에서 온 관중이 눈에 띌 정도로 늘었다. 시각적으로 차이는 바르셀로나, 스페인 유니폼을 입고 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 굿즈는 얼마나 팔릴까

영입 전보다 3~4배 늘었다. 그 중 이니에스타 관련 물품이 80%다. 일손이 부족해서 라쿠텐 계열 야구팀인 라쿠텐이글스 직원이 파견 나와 있다. 매 경기 내놓은 물건은 무조건 완판된다. 인기가 있을 걸 짐작해서 첫 경기 때 일반적인 4경기 분량을 준비했는데, 그날 다 팔렸다. 그 뒤로 공장을 돌리는 속도가 수요를 못 따라가는 것이 늘 문제다. 공휴일이 껴 있어 공장이 쉴 때 난감하다.

이니에스타 유니폼은 패키지에 담겨 있는 특별 버전이 나온다. 간편하게 세워놓을 수 있고, 각 제품만의 일련번호가 부여된다. 일반 유니폼이 1만 5,000엔(약 15만 원)이고 이 유니폼은 3만 엔(약 30만 원)이다. 이니에스타만 제작했다. 포돌스키가 기존 선수들 중 판매량 1위였는데 이니에스타가 그 5배다.

이니에스타 사진이 그려진 파우치는 제작하기 쉽고, 납기일을 맞추기 쉽고,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파우치는 보통 여성용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남성들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자동차에 부착하는 유니폼 모양 악세사리가 있다. 또 이니에스타 관련 모자가 나오는데, ‘47 캡틴’이라는 스냅백(모자) 브랜드는 야구 구단들과 협업을 많이 하는 곳이지만 고베와 함께 이니에스타 모자를 여러 종류 만들기도 했다. 선수별 모자는 이니에스타 전까지 없었다. 이니에스타가 디자인을 직접 확인한다.

원정팀 팬들도 이니에스타 굿즈를 많이 산다. 판매 줄에 원정팀 유니폼이 꽤 섞여 있다는 것이 신선한 모습이다. 또한 하나만 사는 게 아니고 친구와 가족 걸 사는지 한 번에 2만 엔(약 20만 원) 넘게 구매했다는 결제 기록이 많이 보인다.

고베는 우린 원정 갈 때도 원정 경기장에서 팝업 스토어를 연다. 그 매출도 5배 정도 늘었는데 역시 이니에스타 물품 때문이다.

이니에스타가 시즌 중간에 영입됐기 때문에 아직은 체계적인 계획 없이 빠르게 물품을 만들고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둬야 했다. 내년에는 종류도 늘리고, 라쿠텐으로만 살 수 있는 특별 버전 등 판매 경로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출액을 2배로 늘릴 것이다. 일본 전역에서 이니에스타와 고베 관련 물품을 구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판매처를 전국으로 늘리는 것도 모교 중 하나다.

▲ 소셜 미디어 활용하기

이니에스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약 2,500만 명이다. 고베는 85,000명 정도(인터뷰 이후 기사 작성까지 약 보름이 지나는 동안 9만 명으로 늘었다)니까 비교가 안 되지만 이니에스타를 타고 고베 팔로워가 늘어나는 효과가 체감될 정도다.

라쿠텐에서 운영하는 자체 소셜 미디어 서비스 바이버(Viber)가 있다. 이 플랫폼에 이니에스타, 포돌스키, 고베의 공식 계정을 만들어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활력을 불어넣었다. 채팅 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티커도 발매했다.

(과거 도쿄를 방문해 지하철을 탔는데 아무도 못 알아봤다는, 일명 ‘이니에스타의 굴욕’ 사건이 화제에 오르자) 그때 일본 사람들은 이니에스타가 지하철에 탄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고베에 산다는 걸 아니까, 닮은 사람만 지나가도 다들 유심히 볼 것이다. 이니에스타는 고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린다. 집 앞에서 찍은 사진 때문에 위치가 노출되는 것 아니냐고 구단에서 걱정한 적도 있다. 구단과 연고지를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효과가 난다.

기본적으로 선수 SNS에 일체 관여하지는 않는다. 오로지 개인 판단에 맡긴다. 포돌스키는 개인 영상팀까지 고용해 일본 생활에 대한 영상을 많이 올리는데 그 덕분에 팀과 연고지도 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누린다.

 

▲ 이니에스타와 토레스가 만났을 때

사간도스전에 맞춰 토레스와 이니에스타의 콜라보 굿즈를 제작했다. 두 구단이 협업해서 만들었다. 두 선수의 사진이 담긴 기념 수건, 두 선수의 유니폼이 양면에 그려진 열쇠고리, 두 팀의 마스코트가 모두 그려진 경기 기념 머그컵, 두 선수의 사진을 활용한 머그컵이 나왔다. 일본에서 극히 드문 경우다.

 

▲ 이니에스타 합류 후 구단의 숙제는

이니에스타 이전에는 만원 관중의 경험이 적었다. 관중이 갑자기 늘면서 몇 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쓰레기가 확 늘었다. 여름에는 매점의 음료수가 하프타임에 이미 다 팔려 버렸다. 매 경기 하면서 새로운 관중 규모에 적응하고 하나씩 해결해나가고 있다.

팬을 위한 안내 문구도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바꿔나가야 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위치, 흡연 장소 안내 문구도 그렇다. 예전에는 오던 사람만 오니까 대충 저쪽이라고 안내해도 됐는데 이젠 더 자세하게 안내해야 한다. 해외에서 온 팬들에 대한 언어적 대응도 미흡할 때가 있다.

고베 시내 라쿠텐 건물에 위치한 비셀고베 사무실에서 가메야 나오유키 비셀고베 영업부장을 만났다.

▲ 이니에스타가 떠나거나 은퇴한 뒤에도 인기를 유지하려면

스타플레이어 영입으로 팬들의 주목을 끄는 건 1단계다. 그 다음 슈퍼플레이어 뿐 아니라 고베 11명의 팀 전력을 다 강화해서 세계적인 수준의 축구를 구사해 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 2단계다. 그것이 이니에스타를 계기로 팬이 된 사람들을 고정 팬으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축구 팬들은 강팀을 응원하기 마련이니까.

정리= 김정용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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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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