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칼럼 윌슨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지만, 십자인대가 두 번이나 끊어지며 2년 반을 허비했다. 마침내 1부 경쟁력을 증명한 윌슨은 잉글랜드 대표로서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잉글랜드는 16일(한국시간) 홈 구장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웨인 루니의 은퇴경기로 주목받는 가운데,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A매치 경험이 전무한 신예 공격수를 한 명 선발했다. 루니의 배턴을 이어받을 선수가 윌슨이다.

윌슨은 유소년 시절 그리 주목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잉글랜드 중부 코벤트리에서 태어나 코벤트리시티에서 성장했다. 17세였던 2009년부터 1군 경기를 뛰었지만 코벤트리시티는 챔피언십(2부)과 리그원(3부)을 오가는 팀이었다.

하부리그에서 윌슨의 급성장이 시작됐다. 2013/2014시즌 리그원에서 시즌 21골을 터뜨리며 시즌 베스트 멤버에 선정됐다. 본머스로 이적하자마자 2014/2015시즌 챔피언십에서 20골을 넣어 본격적인 주목을 받았다. 본머스의 우승을 이끈 윌슨은 EPL에서도 주전 자리가 예약돼 있었다.

2015년, 마침내 EPL에 발을 디딘 윌슨은 초반부터 엄청난 득점력을 발휘했다. 데뷔 초 6경기에 출장해 5골을 뽑아냈다. 그 중에는 웨스트햄을 상대로 달성한 해트트릭이 포함돼 있었다. 청소년 대표 경력이 1경기에 불과한 윌슨이 성공 신화를 쓰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윌슨은 7번째 EPL 경기에서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행복한 데뷔 시즌은 단 7경기로 끝나 버렸다. 윌슨은 약 6개월 동안 재활한 뒤 2016/2017시즌 팀 전력에 복귀했다. 이번에는 전반기 동안 6골을 터뜨리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2017년 2월, 이번에는 왼쪽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이번에는 그라운드 복귀에 약 8개월이 걸렸다.

두 차례 십자인대가 끊어진 뒤 윌슨은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2017/2018시즌 중간부터 본머스 라인업에 합류한 윌슨은 28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성공적으로 EPL에 복귀했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12경기 6골로 한층 나아진 득점 감각을 보였다. 윌슨은 12라운드 현재 해리 케인(토트넘홋스퍼), 라힘 스털링(맨체스터시티) 등 대표팀 선배들과 나란히 득점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잉글랜드 선수 중에는 최다득점이다.

제이미 바디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잉글랜드의 전문 스트라이커는 케인만 남았다. 윌슨이 자격만 보여준다면 국가대표로서 안정적인 경력을 이어갈 수 있다. 윌슨은 미국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숫자만 채우려고 합류한 건 아니다.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오랫동안 대표팀에 머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나는 전형적인 9번(스트라이커를 상징하는 번호)이다. 케인과 나를 비교하고 싶진 않다. 우린 다르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2015년에 국가대표로 선발돼 이미 유럽선수권과 월드컵을 경험했을지도 모른다. 윌슨은 두 차례 큰 부상을 거치며 3년 늦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건강해진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 득점력을 지녔는지 국제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