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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J] 르포 | ⑤ J리그는 TV 아닌 인터넷 중계로 ‘새로운 시대’ 열었다
류청 | 승인 2018.11.15 11:12
DAZN 광고에 출연한 토레스와 미우라 가즈요시

[풋볼리스트] J리그는 활황이다. 2017년, J1리그부터 J3리그에 속한 총 54개 클럽의 매출은 1,106억 엔(한화 약 1조 1,129억 7,000만 원)이다. 장사가 잘 되고 팬들이 많기에 구단과 지자체가 손을 잡고 전용구장을 건설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한때 거품이 빠지며 고전했던 J리그는 어떻게 중계권을 2조 1천억 원(10년)에 팔았고, 또 어떻게 지역밀착을 통한 마케팅으로 수익을 올렸을까? 과연 J리그 수뇌부와 그 파트너들은 어떤 계획을 실행해 왔으며, 향후에는 어떤 실행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풋볼리스트'는 수많은 질문을 들고 간토와 간사이로 향했다. <편집자주>

 

한국 축구계는 J리그의 초대형 중계권 계약을 오해하고 있다.

한국 축구계와 K리그 관계자들은 J리그가 퍼폼 그룹(DAZN JAPAN)에서 J리그 중계권료로 10년간2100만 엔(약 2조 1천억 원)을 받은 것을 일종의 결과물로 봤다. ‘풋볼리스트’가 일본으로 직접 날아가 만난 J리그와 DAZN 그리고 축구 관계자들은 J리그와 DAZN의 계약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했다.

2조 1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중계권료를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끝이라고 본다면 어떻게 2조 1천억 원이라는 중계권료를 받았는지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J리그가 지금까지 해온 지역밀착 정책, 클럽 라이선스를 통해 추구한 건전한 구단 경영, 잘 만든 유소년 정책을 칭찬하거나 평가하는데 그칠 수 있다.

J리그와 일본 축구계는 DAZN과의 계약을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J리그 연맹이 각 구단에 주는 배분금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그렇게 거대한 금액은 아니다. ‘풋볼리스트’가 직접 만난 세레소오사카와 FC도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늘어난 분배금으로 세계적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는 이미 450억 원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었다. 분배금은 15억 원이다. 이것 때문에 살림살이가 나아져서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정도는 아니다.” (겐조 후지와라 FC도쿄 부장)

나카무라 다카시 DAZN JAPAN 사장

이들은 DAZN이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에 맞는, 자신들과는 다른 사고 방식을 지녔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무라이 미츠루 J리그 의장이 지상파TV와 케이블TV가 아닌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와 계약을 한 이유도 여기 있다. 양측 계약을 조율했던 덴츠의 모치즈치 부장은 “J리그는 지상파 TV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인터넷이 더 커질 거라고 봤다. 무라이 의장이 그 방향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각 구단 사장, 경영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J리그 경기 수준과 경영 수준이 높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나 분데스리가 수준이었다면 변화가 두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수준이 아니다. 국내 프로야구보다도 떨어진다고 봤고, 도전해보자는 결론이 나왔다.” (무라이 J리그 의장)

이 과정에서 J리그는 거액의 중계권과 함께 두 가지 중요한 소득을 얻었다. J리그는 DAZN이 중계하는 모든 영상물의 저작권을 가지게 됐고, 경기 시작 시간도 각 구단이 정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J리그는 매우 공격적으로 영상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었고, 각 구단은 가장 좋은 시간에 경기를 열 수 있게 됐다. 실제로 J리그가 영상 저작권을 가져온 이후 SNS를 통한 J리그 영상 배포는 28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구단이 DAZN 측에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한다. DAZN이 재미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하면 제작비를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DAZN에서 온라인 예능처럼 상영되는 구단 홍보 영상으로 쓰인다.” (다마다 미노루 세레소오사카 사장)

J리그는 DAZN과 계약하며 일주일에 두 차례씩 정례 미팅을 하기로 했다. “치열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회의 속에서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J리그는 2018시즌부터 금요일 밤에 경기를 하는 '프라이데이 나이트 J리그' 경기를 실시했다. DAZN이 이를 제안했고, J리그는 구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그 개막전을 금요일에 열었다.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DAZN이 직접 후원한 사간도스와 비셀고베의 금요일 개막전은 경기장이 꽉 찬 것은 물론이고 시청자 수도 지난 2017시즌 개막전에 비해 7배나 늘었다. DAZN은 새로운 팬을 끌어오기 위해 하프타임에 김재중(영웅재중)을 초청해 라이브 공연을 열기도 했다. 김재중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이도 많았다. DAZN은 기획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투자하고 참여하면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  

“DAZN은 금요일 경기를 추진했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들었을 때 구단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직장인들이 금요일에 퇴근하고 축구장에 올지, 귀가 시간이 너무 늦어서 관중들이 꺼리지 않을지 의문이 많았다. 그래서 DAZN은 금요일 경기에 여러 이벤트를 제공했다. 우리 팀의 경우, 경기장 앞 공터에서 지역 명물인 다코야키를 팬들에게 제공했다. DAZN 회원이나 현장에서 가입한 사람들에게 다코야키를 무제한 제공했다. 가입해서 다코야키 실컷 먹고 한 달 무료체험 뒤 해지해도 된다.” (다마다 미노루 세레소오사카 사장)

DAZN은 J리그뿐 아니라 각 구단 담당자들과도 끊임없이 소통한다. 겐조 FC도쿄 스폰서 담당자는 인터뷰 도중 자신의 전화기를 꺼내 통화 목록을 보여줬다. 최근 통화 목록 중 가장 많은 점유율을 보인 사람은 ‘***DAZN’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DAZN 담당자였다. 그는 “DAZN과 계약은 상징적인 변화다. 담당자가 끊임없이 전화를 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한다. 다른 시각으로 축구를 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1993년부터 계속 이런 일을 해왔다. DAZN은 이런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라서 확인 차원에서 자주 연락이 온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횟수가 많아지는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이기에 서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시청자가 올라간다. 지상파는 협업을 해도 시청률이 그만큼 오르지 않는데, DAZN은 노력할수록 시청자가 느는 게 보인다.” (이토 신지 감바오사카 영업부부장)

DAZN 가입용 QR코드를 든 겐조 후지와라 FC도쿄 부장

DAZN은 서비스를 시작한 첫 해인 2017년에 가입자를 100만 명 이상 모았다. 가입자를 400~500만 명 정도 모아야 의미 있는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J리그와 DAZN은 가장 우선과제였던 새로운 팬층을 끌어오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DAZN에서 J리그를 중계한 이후 디지털 기반 기업들이 J리그와 각 구단에 협업 문의를 하는 일도 늘어났다.

“J리그는 관중의 평균 연령이 계속 40대였다. 이 40대는 J리그가 탄생했던 1993년부터 경기를 봤던 이들이다. 그 평균 연령이 계속 올라가다가 최근에 멈췄다. 젊은 팬 층이 새로 생겼다는 이야기다.” (모치즈치 덴츠 부장)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인 자녀가 있다. 그런데 TV는 거의 안 본다. 유투브로 축구를 보는데 하이라이트와 주요 장면만 본다. 90분 내내 하는 경기만 큰 TV로 본다. DAZN이 타게팅하는 젊은층에는 확실히 이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이토 신지 감바오사카 부장)

 

J리그와 DAZN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인터넷스트리밍으로 중계를 하기 때문에 항상 방송사고(끊김 현상)에 주의해야 하고, 여전히 TV를 좋아하는 중장년층을 끌어들일 전략(DAZN 계약 이후에도 지상파 중계를 어느 정도 하고 있다. DAZN이 광고를 한다)도 세워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하는 고민이 전과 같은 종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 디지털을 전제로 생각을 전개한다.

J리그와 DAZN뿐 아니라 각 구단 담당자들도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J리그와 DAZN이 계약한 이 10년이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J리그와 DAZN 그리고 구단 사이에 협력 수준을 높이면서 새로운 팬층을 확보한다면, J리그를 전반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겐조 후지와라 FC도쿄 부장)

 

글= 류청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DAZN

 

 

인터뷰 | ① DAZN 사장 "'2조 1천억' J리그 중계권, 산 게 아니라 투자"

인터뷰 | ② J리그 의장 "중계권료 2조 원, 25년 노력의 성과"

인터뷰 | ③ 덴츠가 밝히는 J리그와 DAZN 계약

인터뷰 | ④ 세레소 사장이 말하는 J리그 구단 경영

르포 | ⑤ DAZN 계약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르포 | ⑥ J리그 신축 구장 활용도 극대화의 비결

르포 | ⑦ J리그의 특별한 스타마케팅  

류청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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