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수비 조합은 처음부터 새로 짜야 하고, 공격 조합은 ‘플랜 B’를 탐구해야 한다. 파울루 벤투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국에 부임한지 약 두 달 만에 첫 실험을 갖는다.

한국은 5일 오전 10시 국가대표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다.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호주에서 원정 2연전을 벌일 대표팀이다. 이번 일정을 소화한 뒤에는 12월에 국내파 위주로 소집 훈련을 갖게 되며, 내년 1월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아시안컵’을 준비하게 된다. 특히 유럽파 선수들은 이번 소집으로 아시안컵까지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부임 후 네 경기에서 다소 보수적인 선수 기용으로 매 경기 최소한의 변화만 주면서 2승 2무를 기록한 벤투 감독은 첫 실험을 앞두고 있다. 장현수와 손흥민이 모두 빠지기 때문이다. 특히 장현수는 최근 불거진 병역특례에 따른 봉사활동 허위 보고 사건으로 인해 국가대표에서 영구 제명됐다. 장현수를 아예 잊고 장기적인 대체자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벤투 감독이 앞선 네 경기 중 3경기에서 장현수를 선발투입할 정도로 신뢰했기 때문에, 단 한 명일지라도 변화의 폭은 크다. 심지어 선발 수비 조합을 바꾼 유일한 경기였던 파나마전 역시 김민재를 선발로 내보냈다가 후반 33분 장현수로 교체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장현수에 대한 강한 신뢰를 여러 인터뷰로 밝히기도 했다.

선수 변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벤투 감독은 기존에 선발했던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 박지수에게 먼저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다. 김영권의 입지는 이들 중 절대적이다. 김민재, 정승현은 최소한 대표팀에 다시 뽑힐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월 선발됐지만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던 박지수의 경우, 새로운 센터백과 선발 경쟁을 할 가능성도 있다.

벤투 감독은 센터백 두 명이 모두 고른 기량을 가지길 원한다.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진 센터백 두 명을 조합하면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센터백 두 명 모두 공수 양면에서 위치선정이 준수하고, 일대일 수비 능력과 공격 전개 능력을 모두 갖추길 바라고 있다. 까다로운 조건이다.

한편 공격진 중 손흥민이 빠진다는 것 역시 큰 변화다. 손흥민은 11월 A매치 2연전부터 내년 아시안컵 초반까지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는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차출하면서 대한축구협회가 토트넘홋스퍼와 합의한 사항이다.

손흥민을 차출할 기회가 한정돼 있다는 걸 아는 벤투 감독은 지난 4경기 모두 손흥민을 선발로 활용했고, 그중 세 경기는 풀타임 활용했다. 손흥민 외에 선발로 뛰었던 2선 자원은 남태희, 이재성, 황희찬이 있다. 교체로 투입됐던 선수는 문선민, 이승우가 있다. 위 선수들이 11월 2연전에서도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멤버 구성상 새로운 2선 자원이 한 명 이상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도 뛰지 못했던 선수는 김승대가 있다. 아직 벤투 감독에게 선발되지 못한 K리거 중 득점력은 허용준, 고요한, 심동운(이상 8골), 한교원(7골) 등이 높다. 도움 순위에서는 한교원, 이창민, 이승기, 김태환, 한승규(이상 6도움) 등이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겨우 두 번 소집했을 뿐이지만 벤투 감독은 대표팀 운영에 있어 보수적인 성향을 잘 보여줬다. 이번에는 피치 못할 변화가 예고돼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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