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이탈리아에서 가장 화려한 더비는 단연 밀라노 더비다. AC밀란과 인테르밀란의 동반 부진으로 수 년 동안 밀란 더비의 비중이 퇴색해 왔지만 이번 시즌에는 부활의 희망과 함께 화제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형식상 인테르의 홈 경기인 9라운드 밀라노 더비는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다. 경기를 앞두고 인테르는 3위, 밀란은 10위다. 다만 한 경기 덜 치른 밀란이 순연경기인 제노아전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인테르 바로 아래인 4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두 팀 모두 중국계 자본을 받아들여 부활을 노렸지만 인테르는 선수 영입에 번번이 실패하면서, 밀란은 리용홍 전 구단주의 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리빌딩이 늦어졌다. 이번 시즌에는 밀란이 미국계 투자펀드인 엘리어트 매니지먼트에 인수되면서 안정을 찾았다. 두 팀 모두 한결 개선된 영입 수완으로 전력을 착실히 보강했다.

두 팀의 현재 스타일은 극명하게 다르다. 밀란은 창, 인테르는 방패다. 밀란은 경기당 득점력이 2.14골로 유벤투스에 이은 2위다. 인테르의 경기당 1.5골보다 훨씬 많다. 인테르는 경기당 0.75실점으로 최소 실점 부문 공동 3위다. 밀란이 경기당 1.43실점을 내주는 것과 비교된다.

거꾸로 보면 밀란은 수비가 부족하고, 인테르는 공격이 부족하다. 승리와 패배의 패턴에 두 팀의 특징이 반영돼 있다. 인테르는 벌써 두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고, 두 경기 모두 패배했다. 반면 밀란은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전 경기 실점 중이라는 것이 문제다.

두 팀의 아르헨티나 대표 공격수들이 격돌한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밀란의 곤살로 이과인이 4골(득점 공동 5위), 인테르의 마우로 이카르디가 3골(공동 9위)을 기록 중이다. 이카르디는 “그동안 밀란에 부족했던 부분이 바로 이과인”이라며 훈훈한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A매치 직후에 밀라노 더비가 열리기 때문에 이탈리아 언론은 이 경기에 대한 기사를 지난 보름 동안 꾸준히 생산해 왔다. 두 팀의 전설적 인물부터 현역 선수까지 다양한 신경전을 벌였다. 밀란의 전설적 수비수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 인테르의 쥐세페 베르고미가 대표적이었다.

현재 세리에A 어시스트 1위(6개)인 밀란의 수소는 “인테르가 두 번이나 나를 영입하려 했지만, 나는 늘 잔류를 원했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수소는 더비 경기를 앞두고 ‘투토스포르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테르는 나를 2017년과 올해 여름에 운했다. 그러나 나는 팀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밀란에서 행복하다. 젠나로 가투소 감독과 함께 나는 성장했다”고 말했다.

인테르의 오른쪽 윙어 마테오 폴리타노는 자신감을 밝혔다. 지난 시즌까지 사수올로에서 뛴 폴리타노는 이번 시즌 인테르로 이적해 첫 더비를 앞두고 있는 폴리타노는 인테르 자체 채널을 통해 “정말 흥분된다. 더비 경기가 열릴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폴리타노는 “더비의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이다. 그 경기에서 뛸 수 있어 정말 자랑스럽고, 정말 흥분된다”고 이야기했다.

인테르는 밀라노 더비 직후인 25일 바르셀로나로 날아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치른다. 반면 밀란은 26일 레알베티스와 UEFA 유로파리그 홈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더 여유가 있다. 그러나 인테르가 밀란전, 바르셀로나전에 힘을 나눠 쓸 여유는 없다. 두 경기 모두 전력으로 부딪쳐야 한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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