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당한 7번의 패배 중 6번의 경기에서 선제골 내줘

[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FC바르셀로나를 잡으려면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

바르셀로나는 24일 오전(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바이에른뮌헨 원정에서 0-4로 패배했다. 전반 25분 토마스 뮐러에게 선취골을 허용한 후로도 세 골이나 내주며 완벽하게 무너졌다.

후반 4분 마리오 고메즈에게 추가골을 내준 이후로 바르셀로나는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골을 넣기 위해 수비 라인을 올리고 공격에 무게를 두다보니 허리와 수비에서 헛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은 틈새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상대를 무너뜨렸다. 경기가 끝난 후 조르디 로우라 수석코치도 "후반 너무 일찍 실점했다"며 "실점 후 전진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공간이 너무 많이 생겨 그들(바이에른)이 위협적인 장면을 더 많이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패배한 7번의 경기 중 6번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줬다. 그 중 5경기에서는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추가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이 공식은 상대의 역습이 빠르고 날카로울수록 더욱 정확하게 대입된다. 바르셀로나에 패배를 안긴 팀들은 셀틱FC, 레알 마드리드, AC밀란, 바이에른 등이다.

바르셀로나의 수비력 자체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바르셀로나 수비의 장점은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며 구축하는 강력한 1차 저지선에 있다. 상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상대가 선취골을 넣은 후 경기를 운영하는 방식은 하나의 흐름을 갖고 있다.

선취골을 넣어 비교적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한다. 1차 저지선에 막혀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어도 수비에 집중하며 역습을 노린다. 바르셀로나는 꼬리를 내린 상대에게 맹공을 펼친다. 양 측면에서는 활발하게 오버래핑을 시도하고 중앙수비수인 제라드 피케도 위로 올라온다. 자연스레 미드필드 라인에서부터 빈 틈이 생긴다. 상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한 번의 공격 기회를 살려 득점에 성공한다. 바르셀로나를 잡는 방법이다.

빈틈이 없는 것 같은 바르셀로나에도 작은 구멍이 있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지만 때로는 실점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할 때도 있다. 구멍을 채우지 못하면 바르셀로나의 시대는 저물 수도 있다. 상대가 연구하는 만큼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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