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천안] 김완주 기자=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파나마전을 앞두고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고, 실제로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경기 양상이 뒤바뀐 다음에는 다시 익숙한 포메이션과 선수들로 돌아왔다.

한국은 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나마와 한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박주호와 황인범의 연속 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막판과 후반 초반 집중력이 떨어지며 실점을 내줬고, 결국 우세를 지키지 못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전과 대비해 절반에 가까운 5명을 교체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황의조, 정우영, 홍철, 장현수, 김승규가 빠진 자리를 석현준, 황인범, 박주호, 김민재, 조현우가 대체했다. 포메이션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중앙 미드필더 2명과 공격형 미드필더 한 명이 서는 대형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2명을 두는 역삼각형 미드필더를 구성했다.

파나마 역시 변화를 줬다. 일본전과 비교해 골키퍼 포함 6명을 교체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뛰었던 선수들 대신, 월드컵 예선에서 활약했던 선수들로 다시 돌아간 선택이었다.

공격적으로 나선 한국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밀어붙였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을 박주호에게 맡기고 하프스페이스를 주활동 영역으로 삼았다. 전반 1분에도 남태희와 중앙에서 패스를 주고 받고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포메이션과 선수 면면은 바뀌었지만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기본 틀은 벗어나지 않았다. 골키퍼부터 빌드업을 시작했고, 풀백들을 높이 전진했다. 공격적인 위치에 미드필더 2명이 서자 좌우 전화도 더 빠르고 활발하게 이뤄줬다.

전반 4분만에 한국은 선제골을 넣었다. 남태희가 힐패스로 돌려준 공을 받은 황희찬이 드리블을 통해 상대 왼쪽 수비를 무너뜨렸고, 반대편에서 들어오던 박주호를 향해 낮은 패스를 전달했다. 박주호는 속도를 살려 들어와 왼발로 공을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파나마는 앞선 경기들과 보다 더 많이 뛰고 더 강하게 압박을 시도했다. 수비라인의 위치도 높았다. 한국은 이점을 역이용했다. 상대가 수비라인을 올리면, 공격수들은 수비라인을 따라 내려왔다가 뒷공간 돌파를 노렸다. 황인범과 기성용, 남태희 등의 패스가 손흥민, 황희찬 등의 돌파로 이어졌다.

두 번째 골 역시 뒷공간을 파는 움직임에서 나왔다. 수비 뒤로 돌아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수비를 달고 들어가며 공을 뒤로 패스했고, 박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황인범이 구석을 향해 공을 차넣어 A매치 데뷔골을 만들었다.

한국은 벤투 감독의 바람대로 전반에 상대를 압도했고,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전반 막판 순간적인 실수로 실점을 내줬다. 김민재의 파울로 내준 프리킥이 파나마의 만회골로 이어졌다. 아디엘 아로요는 석현준과 김민재 사이에서 뛰어올라 헤딩을 마무리했다. 상대를 놓친 한국의 수비 실수였다.

후반 초반에도 실수로 골을 내줬다. 후반 4분 남태희가 백패스한 공이 힘없이 굴러가면서 롤란도 블랙번에게 향했다. 황인범이 끝까지 따라가며 저지하려 했으나, 블랙번의 슈팅은 조현우를 넘어 골망을 흔들었다.

파나마는 후반들어 전반과 달라진 경기력을 보였다. 압박의 강도는 더 강해졌고, 한국을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분위기가 상대에게 넘어가자 벤투 감독은 익숙한 선수들을 투입하며 베스트에 가까운 11명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택했다. 황의조와 정우영, 문선민과 홍철, 그리고 장현수가 차례로 투입됐다. 황의조와 정우영, 홍철, 장현수는 줄곧 선발로 나서던 선수들이고 문선민은 후반 25분 이후 늘 교체로 나서던 선수들이다.

베스트에 가까운 전력으로 돌아가자 한국은 다시 경기 주도권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홍철의 오버래핑을 활용한 측면 공격이 살아났고, 남태희도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황의조가 전방에서 움직이며 수비를 끌고 다니면 문선민이 드리블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무리는 아쉬웠다 후반 41분 남태희의 발리슈팅도, 1분 뒤 나온 남태희의 헤딩도 골문을 외면했다.

결국 경기는 2-2 동점으로 마무리됐다. 벤투 감독이 자신이 선택한 변화가 후반 들어 힘을 잃자, 다른 실험은 하는 대신 익숙한 선수들도 경기를 다시 지배하고 상대를 압도하려 했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결과는 따라오지 않았다. 한국의 변화는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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