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점유율은 높지만 창의적인 공격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순항 중인 한국의 다음 과제는 득점 기회를 만들기 위한 공격 패턴의 정착이다.

한국은 9월에 코스타리카를 2-0으로 꺾고, 칠레와 0-0으로 비겼다. 지난 12일 우루과이를 2-1로 꺾으며 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현재까지 순항 중인 벤투호는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나마를 상대한다. 세대교체 중인 파나마는 앞선 세 상대보다 전력 측면에서 떨어진다. 연승을 기대할 만한 상대다.

벤투 감독은 한국을 점차 강화해가고 있다.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에서 4-2-3-1 포메이션과 공의 소유, 체계적인 빌드업 등 새로운 한국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칠레전은 상대가 강하게 압박해올 때 실수를 저지른다는 문제를 확인했다. 이 두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수비에 대한 만족감과 공격에 대한 불만족을 함께 밝혔다. 우루과이전에서 한국의 경기력이 비약적으로 좋아진 건 아니지만 세트피스 득점을 통해 강호를 잡아내며 집중력을 보여줬다.

우루과이전은 세계적인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그리 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지만, 한편 우루과이를 제대로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마티아스 베시노, 루카스 토레이라,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 우루과이 미드필더들은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기보다 물러나서 수비진 앞을 지키는 데 집중했다. 한국은 전반전 내내 점유율 면에서 우루과이를 압도했지만, 우루과이 수비 조직에 균열을 낸 장면은 한 번 정도에 불과했다. 최종 슈팅 횟수는 한국이 7회 대 12회로 더 적었다.

상대 수비 조직이 갖춰져 있을 때 균열을 내기 위한 플레이는 빠른 빌드업을 통한 공격 전환,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나 공격수가 중앙에서 보여주는 창의적인 플레이, 후방에 배치된 선수의 침투를 통한 변칙 공격, 윙어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상대를 교란하는 플레이 등이 있다. 한국은 이런 공격 패턴 중 아직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는 상태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최근 3경기 모두 선발 출장한 남태희는 속공 상황에서 드리블 능력이 있고, 득점력도 갖춘 선수다. 반면 상대가 수비조직을 갖추고 있을 때는 다른 선수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재성과 권창훈은 중앙과 오른쪽 어디에 배치되든 상대팀의 수비 조직을 교란할 수 있는 선수지만 부상으로 파나마전 명단에서 둘 다 빠져 있다.

특히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가며 뛰는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선수는 한국이 장차 발굴해야 한다. 우루과이전에서 좌우를 맡은 손흥민과 황희찬은 모두 공격수에 가까웠고, 창의성을 직접 발휘할 만한 선수들은 아니었다. 이로 인해 공격이 단조로워지는 경향이 있었다.

풀백의 공격 가담 위력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좌우에서 붙박이 풀백으로 뛰는 선수는 홍철과 이용이다. 홍철은 스피드를 살린 폭발적인 전진, 이용은 빌드업과 크로스에 모두 쓰이는 오른발이 장점이다. 다만 두 풀백이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전진했을 때 위협적인 득점 기회를 만드는 건 쉽지 않았다. 적절한 타이밍에 크로스가 이뤄진다면 딱히 창의적인 공격이 아니라도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고, 상대 수비가 한국의 풀백을 막으러 끌려나오면서 분산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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